시대와 유행에 따라 필수 가전이라 분류되는 품목은 변하기 마련인데 주방 가전도 마찬가지이다. 과거에는 필수 주방 가전이던 밥솥 대신 고급 커피 머신으로 대체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비주류 주방 가전이던 복합형 오븐도 조금씩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오븐 하나로 전자레인지, 오븐, 그릴, 제빵 기능 등 여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주방 가전을 뜻하는 복합형 오븐은 제조사에 따라 광파 오븐이나 멀티 큐커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다나와 리서치를 통해 복합형 오븐의 트렌드에 대해 알아보자.
안정적인 판매량 보이는 중
다나와 리서치 데이터를 통해 복합형 오븐의 연도별 판매량을 보면 매년 안정적인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22년에는 전년과 비교해서 판매량이 28% 늘었는데 코로나 19로 인한 야외 활동 제한으로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난 2023년 이후에도 복합형 오븐의 판매는 꾸준하게 이어졌는데 원인은 고물가에서 찾을 수 있다. 통계청이 내놓은 외식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외식 물가는 3년 연속 3% 이상 꾸준하게 증가했다. 외식 물가가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이 외식 대신 집밥을 먹기 위해 복합형 오븐 같은 가성비 주방 가전을 선택한 것으로 추측된다.
하나의 기기로 전자레인지, 그릴, 에어프라이어, 토스트까지 가능한 복합형 오븐은 효율적인 조리와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도 다양한 제조사에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만큼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한 복합형 오븐의 수요는 계속되지 않을까.
복합형 오븐 제조사별 판매량 점유율을 살펴보면 LG전자가 4년 연속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LG전자는 타사와 다르게 광파 오븐과 인버터 기능을 앞세워 차별화에 성공해 복합형 오븐을 프리미엄화 했다. 최근에도 에어수비드 기능과 발전한 AI 기능을 넣은 신제품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복합형 오븐 시장을 주도하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9.9%에서 2024년 30.7%로 점유율을 3배 이상 높여 복합형 오븐 2인자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2021년부터 '큐커'라는 네이밍을 앞세워 컨벡션과 직화열풍을 결합한 제품으로 인기를 얻었다.
SK매직은 2007년에 국내 첫 스팀 오븐을 선보일 정도로 주방 가전 기술력이 있어 2021년에는 LG전자에 이은 2위 자리까지 올랐다. 하지만 2024년부터 주방 가전 시장에서 철수를 선언하고 렌탈 사업에 집중하면서 점유율이 5.4%까지 하락했다.
쿠진아트는 미국의 주방 가전 전문 제조사로 20L 이하 가성비 복합형 오븐을 주로 선보이며 주요 제조사 중에서 유일하게 전자레인지 기능이 없다. 발뮤다는 1~2%대의 꾸준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데 특유의 디자인 감성을 선호하는 마니아 층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일본 가전이라 사케 모드가 별도로 있고 상부 히터 매립 구조라 관리가 편하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 1년 간의 복합형 오븐 용량별 판매량 점유율을 살펴보면 30~39L 용량이 74%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30~39L 용량은 중형 오븐에 해당되는 사이즈로 생닭이나 냉동 피자 같은 부피가 있는 식재료 조리가 대부분 가능하다. 집에서 조리를 자주 하는 3인 이상 가구라면 30~39L 용량이 적당하다.
17.1% 점유율을 기록한 20~29L 용량은 2인 가구에서 쓰기 적합하며 대부분의 식재료 조리를 할 수 있지만 20L 초반대는 제품에 따라 냉동 피자는 어려울 수 있다. 7.6% 점유율의 10~19L 용량은 1인 가구가 쓸만한 소형 오븐으로 LG전자와 삼성전자 외에 중소 제조사들의 제품이 대부분이다.
마지막으로 1.3% 점유율의 40L 이상 용량은 4인 가구이거나 빌트인 오븐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다. 참고로 오븐은 용량이 커질수록 부피와 무게가 늘어나 주방과 설치 공간에 맞는 적당한 크기의 복합형 오븐을 구매해야 한다.
복합형 오븐의 가열 방식은 컨벡션과 광파 방식이 대표적이다. 2021년까지 광파 방식이 점유율 46.3%로 1위를 달렸는데 2022년부터 컨벡션 방식이 역전해 3년 연속 가장 인기를 얻고 있다. 컨벡션 방식은 열선을 통해 가열된 열이 내부의 팬을 통해 순환하면서 식재료를 가열한다. 광파 방식은 열선과 함께 원적외선이 나오는 열원이 추가된 것으로 식재료의 겉과 안까지 골고루 익혀 준다는 차이가 있다.
컨벡션 방식이 광파 방식을 앞지르게 된 배경에는 다양성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광파 방식은 LG전자 제품이 대부분이라 가격대가 있고 종류가 많지 않은 반면 컨벡션 방식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제조사에서 탑재하고 있어 종류와 가격대가 다양해 더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 직화열풍 방식은 오븐 위에서 쏟아지는 열풍으로 식재료를 조리한다. 상하가열 방식은 오븐 상, 하부에 설치된 이중 열선으로 가열하는 것을 말한다.
복합형 오븐에서 주요 기능은 사용 편의성과 음식물 맛 퀄리티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작용한다. 그 중에 점유율 54.4%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온도조절은 조리하기 전에 온도를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 제품에 따라 터치식이나 다이얼식, 버튼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온도 조절을 1도 단위로 상세하게 조절하고 싶다면 터치식 제품을 선택하면 되며 직관적인 방식을 선호한다면 다이얼이나 버튼식으로 가면 된다.
다음으로 점유율 26.3%를 기록한 인버터는 일반 복합형 오븐과 다르게 조리가 시작하면 세기를 강하게 하고 조리가 마무리 되는 단계에서는 세기를 약하게 조절하면서 전기 사용과 조리 시간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LG전자가 2015년에 국내 최초로 오븐에 적용해 LG전자 제품에서만 찾아볼 수 있기도 하다.
19.2%의 스팀은 기존 복합형 오븐의 단점인 수분감이 적어 퍽퍽한 식감을 상쇄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고온의 수증기를 열팬에 통과시켜 속까지 촉촉하게 익혀주는 특징이 있다. 0.1%의 상하독립온도제어는 오븐 상부와 하부의 온도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
복합형 오븐 부가 기능 판매량 점유율 상위 7가지를 보면 전체적으로 점유율이 균등하다. 특히, 디스플레이와 타이머 기능은 15.4%의 동일한 점유율을 보여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디스플레이는 제품의 기능이나 작동 상태를 한 눈에 알 수 있어 사용에 편리함을 준다. 특히, 최근 제품에는 수십 가지의 요리 기능이 탑재되어 디스플레이를 통해 기능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가 있으면 제품 설명서를 볼 필요가 없다. 타이머는 시간 조절을 통해 조리 후 자동으로 정지되는 기능으로 제품에 따라 터치식, 다이얼식, 버튼식으로 다양하다.
Wi-Fi는 오븐을 원격을 연결해 조리 여부를 알림으로 받거나 설정을 변경하거나 레시피를 검색할 수 있게 해준다. 주로 LG전자와 삼성전자 제품에 들어가는 기능이다. 탈취는 제품 사용 후 남아있는 냄새와 연기를 없애주는 기능으로 사용자의 관리 측면을 덜어준다. 잠금은 조리 중에 조작부 기능 사용을 정지시켜 혹시 모를 사고와 고장을 방지할 수 있어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필요한 옵션이다. 절전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절전 모드나 전원을 종료하는 기능으로 전기료 절약에 도움을 준다. 스팀 세척은 복합형 오븐의 단점 중에 하나인 청소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기능으로 조리 후 스팀을 분사해 찌든 때를 불려 마른 행주로 제거할 수 있게 해준다.
주요 제조사별 대표 제품
LG전자
LG전자 오브제컬렉션 MLJ32ERS 691,090원
LG전자의 대표 복합형 오븐으로 에어프라이, 오븐, 구이, 전자레인지, 에어수비드, 토스트 등 10가지 조리가 가능한 제품이다. 25cm 피자 한 판도 거뜬히 들어가는 32L 대용량으로 한 번에 많은 양의 조리를 하는 소비자에게 어울린다. 클릭 다이얼과 디스플레이가 들어가 조작 선택이 간편하고 멀티 클린 기능으로 냄새 탈취부터 스팀 세척, 건조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다. LG ThinQ와 연동하면 핸드폰을 통해 조리 완료 여부를 알 수 있어 편하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비스포크 큐커 멀티 MO22A7797CW1 361,170원
삼성전자의 복합형 오븐 큐커 라인업 중에서 가장 용량이 작은 22L 모델이 인기를 얻었다. 에어프라이어, 전자레인지, 그릴, 토스터 기능을 지원하며 4개의 상단 그릴과 그릴 플레이트로 최대 4가지 재료를 한 번에 조리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SmartThing앱과 연동하면 전용 밀키와 간편식을 스캔하고 버튼만 누르면 그럴싸한 요리를 쉽게 만들 수 있어 밀키트를 자주 먹는 1~2인 가구에게 딱 맞다. 22L 용량에 비해 무게는 23.3kg으로 꽤 상당하다.
쿠진아트
쿠진아트 TOA-70KR 219,000원
오븐, 에어프라이, 그릴이 결합된 3 in 1 기능을 지원하는 쿠진의 대표 복합형 오븐이다. 17L 용량으로 대용량 조리는 어렵지만 내부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마감해 유지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 쿠진아트만의 고열 파워팬으로 상하부를 균일하게 순환해 식재료를 익혀 주는데 다이얼 방식 조작이라 세밀한 시간 조작을 원하는 사용자는 불편할 수 있다. 참고로 전자레인지 기능은 지원하지 않으니 참고하자.
SK매직
SK매직 EON-C221F 476,510원
SK매직의 23L 용량의 복합형 오븐으로 에어프라이어, 전자레인지, 오븐, 그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472x297x414mm의 일반 전자레인지 크기라 주방 공간이 협소한 1인 가구에 적합한 사이즈로 광파 그릴 히터와 컨벡션 열풍 가열 방식을 사용해 겉부터 속까지 고르게 요리해 준다. 열선 히든 구조로 설계해 조리실 청소가 간편하며 전자레인지의 경우 최대 800W 출력까지 가능해 크기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
발뮤다
발뮤다 더 레인지 K04B (화이트) 1,280,000원
발뮤다 더 레인지 K04B는 18L 용량의 복합형 오븐으로 오븐과 전자레인지 기능만 사용할 수 있고 가격은 100만 원 이상으로 가장 비싸다. 타 제품과 비교해서 높은 가격과 적은 기능으로 발뮤다 브랜드 특유의 감성과 디자인을 좋아하는 1~2인 가구에게 추천한다. 전자레인지는 최대 800W 출력을 지원하며 오븐은 컨벡션 가열 방식으로 골고루 익혀준다. 버튼을 조작할 때 나오는 기타 소리와 조리가 완료되면 특유의 알림음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린나이
린나이 에어오븐 RCD-300 209,000원
8가지 요리 모드가 더해진 20만 원대 가성비 린나이의 복합형 오븐이다. 오븐,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 그릴, 베이킹, 건조 모드 등 다양한 요리를 하나의 기기로 해결할 수 있다. 발열 방식은 광파 그릴과 컨벡션 열풍 히터, 마그네트론이 들어가 열을 빠르게 순환 시켜 음식을 빠르고 고르게 조리해 준다. 전자레인지 출력은 100W부터 1,000W까지 5단계로 조절 가능해 가격 대비 출력이 우수하다. 3분 동안 작동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전원이 종료되어 전기료까지 아낄 수 있는 점도 장점.
쿠쿠전자
쿠쿠전자 CMW-CO3010DW 215,050원
7가지 기능을 탑재한 쿠쿠전자의 가성비 제품으로 이전 모델과 비교해서 조리 속도를 최대 70%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전자레인지는 기본으로 에어프라이, 오븐, 그릴, 베이킹 용도까지 사용가능하다. 사용 후 관리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내부를 스테인리스 소재로 제작했고 탈취 기능을 사용하면 조리실 내부 음식물 냄새를 없앨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스팀 청소 기능을 작동하면 조리실 내부에 쌓인 찌든 때를 손쉽게 제거할 수 있게 해준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최정표 wjdvvy@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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