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들어 그래픽카드 시장은 새로운 세대의 칩셋 출시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 시리즈는 스펙상 강력한 성능이 기대되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DLSS 기반의 프레임 생성에만 집중된 모습이라 유저들의 실망감이 커졌다. 더불어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출시 가격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러한 여파 때문인지 AMD 라데온 그래픽카드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그동안 지포스의 보조 역할에 머물렀던 라데온이 2025년에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나와 리서치 판매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라데온 그래픽카드의 점유율 변화를 살펴보자.
늘 그렇듯 AMD 라데온 계열 그래픽카드의 판매량 점유율은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카드의 전체 판매점유율에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수준을 지켜왔다. 하지만, 최근 라데온 그래픽카드가 보여주는 판매량 점유율의 변동 추이는 상당히 고무적인 상태다. 1년 전 7.69%에 불과했던 판매량 점유율이 2025년 1월에 14.65%까지 거의 2배가량 상승한 것이다. 반대로 해석하면 줄곧 90% 이상 판매량 점유율을 지켜왔던 엔비디아가 84%대까지 떨어졌다는 말이다. 참고로 인텔의 ARC 그래픽카드도 최근 배틀메이지 계열 B 시리즈의 성능 향상으로 미비하지만, 판매량 점유율 상승이 일어난 것도 눈에 띈다.
2025년의 주(週) 단위로 라데온 그래픽카드의 판매량 점유율을 살펴보면 그 상승세가 더 두드러진다. 1월 1주에 14.22%로 시작한 판매량 점유율이 2월 1주 들어 무려 20.8%까지 오른 것이다. 이는 다나와 리서치 집계 이래 라데온 계열 그래픽카드의 최고 판매량 점유율이다. 그만큼 그래픽카드 전체 시장에서 라데온 계열 제품이 이전보다 많이 팔렸다는 이야기다.
라데온 계열 칩셋 별로 판매량 점유율을 살펴보면 세대교체의 바람을 느낄 수 있다. 보급형 기종인 RX 6600이 1년 전엔 27.6%로 선두를 달렸다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올 1월에 17.58%까지 떨어진 모습이다. 반면 13.31%까지 떨어졌던 RX 7600이 작년 11월부터 급격하게 치고 올라오며 35.16%로 1위에 올랐다. 더불어 RX 7700X의 판매량 점유율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작년 말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올 1월에 10.26%까지 오른 상태다. 6000번대 이하 라데온이 지고 7000번대 라데온이 새로운 대세로 떠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라데온의 상승 기류는 평균 가격의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35%대까지 판매량 점유율을 끌어올린 RX 7600의 경우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60을 대칭 상품으로 여긴다. RTX 4060은 작년 말부터 평균 가격이 43만 원 대에서 47만 원까지 올라 RX 7600과의 차이를 더욱 벌렸다. 1년 전엔 6만 4천 원 정도 차이였던 두 제품군이 이제는 10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항간에 떠돌았던 RTX 4060의 단종 루머도 이런 평균 가격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하위권에서 치고 올라오는 RX 7700X의 평균 가격도 드라마틱 하다.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60 Ti 를 대칭 상품으로 볼 수 있는데, 최근 평균 가격의 역전이 일어난 것이다. RX 7700X 제품군의 평균 가격은 65만 원대였다가 1년이 지나 59만 원대로 무려 6만 원가량 하락한 상태다. 반면 RTX 4060 Ti의 평균 가격은 58만 원 대를 유지하다가 작년 말부터 껑충 뛰어올라 68만 원까지 상승했다. 이제 RX 7700X의 평균 가격이 RTX 4060 Ti보다 약 10만 원가량 저렴해진 것이다. 제품의 가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슷한 성능에서 10만 원 더 비싸게 되어버린 RTX 4060 Ti 보다 RX 7700X에 눈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 이 모든 평균 가격 변동의 결과가 라데온 계열 그래픽카드 판매량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라데온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곧 정식 출시될 예정이라는 9000번 대 제품의 출시가가 얼마로 책정될지,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 시리즈에 비해 성능이 얼마나 나올 지가 관건이다. 현재 엔비디아가 상당한 구설수에 오른 상태인 만큼 오히려 절호의 기회라는 의견도 많다. 9000번대 라데온 그래픽카드가 프레임 뻥튀기 마법과도 같았던 AFMF 등 외부 기술에 의한 FPS 숫자 놀음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깡(?) 성능의 면모를 보여준다면 소비자들이 지갑을 쉽게 열지 않을까? 우리 모두가 2025년 라데온을 지켜봐야 할 이유다.
RADEON 그래픽카드 판매량 점유율 Top5
(다나와 리서치 데이터 기준, 2024년 2월 ~ 2025년 1월)
1위 / ASRock 라데온 RX 6600 CHALLENGER D D6 8GB 대원씨티에스<285,700원>
2위 / 액슬 라데온 RX 580 2048SP D5 8GB R2 에즈윈<129,580원>
3위 / ASUS DUAL 라데온 RX 7600 O8G V2 OC D6 8GB<423,750원>
4위 / XFX 라데온 RX 6800 SWFT 319 CORE D6 16GB<733,120원>
5위 / ASRock 라데온 RX 7600 CHALLENGER OC D6 8GB 대원씨티에스<450,490원>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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