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은 내부 공간의 물리적 제약과 무게 제한으로 인해 외장 그래픽 장착이 양날의 검처럼 작용한다. 외장 그래픽을 탑재하면 게이밍 성능은 향상되지만, 대부분 크기가 커지거나 무게가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설령 이러한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더라도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노트북에 탑재되는 CPU는 자연스럽게 내장 그래픽 성능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인텔이다. 인텔은 최근 새로운 세대의 CPU를 선보이며, 내장 그래픽 코어인 ARC 시리즈를 Xe2 버전까지 발전시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내장 그래픽이 탑재된 노트북임에도 불구하고 보급형 데스크톱 PC 이상의 3D 성능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차트 뉴스에서는 노트북에 적용된 인텔 ARC 그래픽 칩셋을 살펴보고, 이에 따른 소비 트렌드는 어떤지 분석해 보도록 하겠다.
최근 1년 동안 판매된 노트북 중 내장 그래픽을 탑재한 제품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4년 전인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며 60% 후반대의 판매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2024년과 2025년에 들어서면서 결국 73.5%까지 상승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내장 그래픽 성능의 지속적인 향상과 함께 물가 상승으로 인해 외장 그래픽을 탑재한 제품들의 가격이 덩달아 오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이 자연스럽게 내장 그래픽을 탑재한 노트북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AI 특화 CPU에서도 내장 그래픽 코어의 성능이 꾸준히 향상되었기 때문에, 70%를 넘는 판매 점유율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년간 판매된 노트북의 그래픽 코어 제조사별 판매량 점유율을 보면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인텔의 그래픽 코어가 엔비디아와 AMD를 제치고 과반을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래프에 나오는 인텔의 점유율은 대부분 내장 그래픽을 탑재한 노트북에서 나온 수치이며, 엔비디아는 게이밍 성능을 강화한 노트북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데스크톱 PC 시장에서 절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엔비디아의 입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노트북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집계된 데이터임을 감안하더라도, 인텔의 점유율이 과반을 넘는다는 점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더불어, 인텔의 최신 CPU인 ‘루나레이크’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인기를 얻고 있어, 향후 이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의 내장 그래픽 칩셋만을 기준으로 보면, 루나레이크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24년 10월 출시된 루나레이크는 이전 Xe 아키텍처를 사용하던 메테오레이크 CPU의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더니, 2025년 2월에는 결국 21.1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기존 보급형 그래픽 코어인 UHD Graphics의 점유율을 넘어섰다. 특히, 아직 노트북 시장의 성수기인 3월 아카데미 시즌의 판매량이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Xe2 기반의 점유율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게이밍 성능을 거의 기대할 수 없는 보급형 제품에 주로 탑재되는 Iris Xe 및 UHD Graphics 칩셋의 점유율은 큰 변동 없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가성비가 중요한 보급형 제품과 인텔의 최신 칩셋을 탑재한 중·고급형 제품으로 시장이 양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인텔은 엘더레이크 후반기부터 CPU에 ARC 칩셋을 내장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메테오레이크를 거쳐 루나레이크로 발전하면서 Xe2 아키텍처로 업그레이드되었다. 특히 ARC 140V 칩셋은 엔비디아 지포스 GTX 1660 Ti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보일 정도로 발전했다. 더불어 ARC 그래픽 코어는 AV1 하드웨어 인코딩 및 디코딩을 지원하기 때문에, 동영상 편집이 일상이 된 MZ 세대를 중심으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에 따라 온디바이스 AI 연산, 동영상 편집, 가벼운 게임 플레이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인텔 루나레이크와 거기에 내장된 ARC 그래픽 칩셋의 전성기가 성큼 다가온 것처럼 느껴진다.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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