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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여름은 매년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사악해진다. 늘 지겹게 들어온 ‘지정학적 특성’에 더해,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까지 겹치며 여름마다 너무 괴로운 나날이 이어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참기 힘든 건 바로 습기! 햇살이 쨍쨍한 날은 그늘에라도 숨을 수 있지만, 습도가 80~90%에 달하는 날엔 에어컨 앞이 아니고선 부처님도 짜증을 감추기 어렵게 된다.
이처럼 지옥 같은 여름 습기를 잡아주는 기특한 가전이 바로 제습기다. 에어컨 못지않은 여름철 필수템으로 자리 잡은 제습기는 가격도 비교적 합리적이고, 전기요금 부담도 적은 편이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차트뉴스에서는 여름철 꿀템, 제습기에 대한 소비 트렌드를 짚어보고, 그동안 사랑받아온 인기 제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제습기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요소는 제습 면적이다. 다나와 리서치의 판매 데이터를 살펴보면, 지난 4년간 판매량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은 제품군은 82.6㎡, 즉 25평형 모델이다. 시장 점유율 40%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소비자 선택의 중심에 서 있다. 이와는 별개로 괄목할만한 시장 변화는 99.1㎡, 즉 30평형 모델의 약진이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5.99%에 불과했던 점유율이 최근 24.56%까지 급등하면서 중대형 주거 공간을 겨냥한 수요가 증가했음을 암시한다. 더불어 66.1㎡, 20평형 모델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년 전에는 점유율 22.1%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다소 주춤해 14.78% 수준으로 살짝 내려앉은 모습이다. 반면 4년 전만 해도 2위였던 15평형 제품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 최근에는 점유율이 5.62%에 불과하다.
제습 면적은 ‘일일 최대 제습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통상적으로 10평 미만 공간에서는 5~7ℓ급, 10평대는 8~15ℓ급, 20평대는 16~23ℓ급, 그리고 30~40평 이상 공간에서는 24ℓ 이상의 제품이 권장된다. 따라서 시장 점유율 1위인 25평형 제품군에서는 자연스럽게 15ℓ와 20ℓ 제품들이 중심축을 이룬다.
실제로 20ℓ 제습기는 한때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했으나 최근에는 44.2%로 감소했고, 대신 15ℓ 제품이 빠르게 성장해 29.5%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했다. 더욱이 가정용 제습기로는 사실상 최대 용량이라 할 수 있는 30ℓ 제품도 최근 4년간 2.57%에서 19.67%로 비약적인 성장을 보였다. 반대로 10ℓ 이하 소형 제품군은 3년 전 16.33%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최근에는 6.63%로 줄어들었다.
에어컨은 소비전력이 가장 중요한 스펙이지만, 제습기는 사뭇 다르다. 바로 제습 효율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 제습 효율은 소비전력 1kWh당 제거할 수 있는 수분의 양을 나타내며, 수치가 높을수록 전기 대비 제습 성능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공식은 간단하다. 제습 효율 = 일일 제습량(ℓ) ÷ 일일 소비전력(kWh). 실제로 지난 1년간 판매된 제습기의 73.37%가 제습 효율 2~3 사이를 기록했다. 그만큼 제품간 격차가 적다는 말이다. 더불어 제습 효율이 3.1 이상인 고효율 모델은 전체 제습기 중 9.77%에 불과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제습기를 고를 때 제습 효율이 3에 얼마나 가까운지가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
최근에는 인버터 기능 탑재 여부도 구매 시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인버터 기능은 실내 온도나 습도에 따라 자동으로 운전 속도를 조절하면서 소음을 줄이고 전력 소모를 최적화하는 기능이다. 안 들어가면 안될 정도로 필수적인 기술로 각광받기 때문에 지난 1년간 판매된 제습기 중 66.03%가 인버터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었다. 또한, 인버터 기능은 대부분 대기업 제품에 편중되어 있다. 인버터 기능을 탑재한 제습기 중 LG전자가 80.8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11.84%, 위닉스가 7.26%를 기록하고 있다. 그외 중국 제조업체나 중소규모 기업의 제품에는 인터버 기능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따라서 제습기를 구입할 때 인버터 기능을 필수로 생각한다면 무조건 대기업 제품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현명하다.
제조사별로 살펴보면 LG전자가 제습기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준 적이 없으며, 평균 55.05%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69.75%까지 치솟은 적도 있지만 이는 계절적 비수기인 11, 12월 통계로, 하절기에는 보통 47~55% 사이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그 뒤를 잇는 브랜드는 위닉스로 평균 16.94%, 삼성전자가 7.82%로 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은 아직 제습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황은 아니라 당분간은 LG의 독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LG는 프리미엄 라인업인 오브제 컬렉션과 보급형 휘센 라인업을 이원화하여 제습기 시장을 완전히 휘어잡고 있어 당분간 LG전자의 독주체제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철 제습기의 중요성은 요즘 날씨가 증명해준다. 올해 첫 장마는 조용히 스쳐갔지만, 뒤이어 찾아온 무더위와 습기는 온 도시를 눅눅하게 만들며 사람들을 지치고 짜증나게 한다. 덕분에 제습기는 몇 날 며칠만 사용하는 계절용 가전을 넘어, 여름 내내 가동해야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필수 생활가전이 되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단순히 ‘제습만 잘하면 된다’는 말은 옛말이 되었다. 제습 면적, 효율, 소음, 에너지 소비, 브랜드 신뢰도 등 제습기를 구매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가 훨씬 많아졌다. 현명하고 슬기롭게 제습기를 잘 골라 점점 견디기 힘들 정도로 습해지는 여름을 건강하게 극복해보자.
일일제습량별 판매량 점유율 1위 제품
(다나와 리서치 판매량 기준, 2024. 7~2025. 6)
일일제습량 3~10ℓ / 캐리어 CDHC-080AONWOYH<158,920원>
일일제습량 11~15ℓ / LG전자 오브제컬렉션 DQ154MWGA<478,990원>
일일제습량 16~20ℓ / LG전자 휘센 DQ205PSVA<447,580원>
일일제습량 20~30ℓ / LG전자 오브제컬렉션 DQ214MWGA<614,390원>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정도일 doil@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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