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보드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배열은 다시 풀배열 중심으로 재편되고, 연결 방식은 유무선 겸용이 사실상 기본이 됐다. 스위치 시장에서는 자석축이 빠르게 세를 넓히고 있고, 하이엔드 영역에서는 8K 폴링레이트가 경쟁 포인트로 떠올랐다.
단순히 ‘어떤 제품이 인기다’ 수준을 넘어 소비자 선택 기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다나와 리서치를 기반으로 최근 4년간 키보드 시장의 흐름을 짚어봤다.

◆결국은 풀배열? 다시 숫자패드로 시장을 주도하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풀배열(104~108키)이다. 2022년 69.1%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던 풀배열은 2024년 52.3%까지 하락하며 위기를 맞는 듯 보였으나, 2026년 1월 기준 현재 59.3%로 반등하며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회복했다. 이는 사무용 데이터 입력과 전문적인 작업 환경에서 숫자 패드의 대체 불가능한 편의성이 확인된 결과로 풀이된다.
사용자층이 뚜렷한 텐키리스(87키 전후)와 미니 배열(75~83키)은 매년 큰 변동 없이 각각 22%대와 13~14%대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시장에 완전히 안착한 모습을 보인다.

▲ 컴팩트 풀배열의 점유율을 단기간 끌어 올린 AULA F99 (72,000원)
컴팩트 풀배열 점유율은 지난 2024년, 독거미(AULA) F99 등 99키 전후 컴팩트 풀배열 모델이 인기를 끌면서 10.7%까지 급등했다. 풀배열은 부담스럽지만 숫자패드를 포기하기는 아쉬운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절충형 배열로, 당시 ‘가성비 96키’ 수요를 집중적으로 흡수했다.
다만 이는 96키 배열 전반의 구조적 성장이라기보다 F99라는 히트 모델 효과에 가까웠다. 이후 F108 RRO, F108 등 정통 풀배열 모델이 다시 인기를 얻으면서 컴팩트 풀배열 점유율은 현재 5%대로 내려온 상태다.

◆ 넘버패드는 살리고 크기는 줄이고 텐키리스는 과거의 막연한 구성을 넘어 84~93키 사이의 레이아웃으로 완전히 고정되었으며, 그 중에서도 87키+1(볼륨노브 또는 기능키)가 거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컴팩트 풀배열 역시 2024년의 유행을 거치며 94~102키 구성이 사실상의 업계 표준으로 안착한 모습이다.

◆ 미니 배열의 진화! 초소형 배열의 부상 가장 큰 변화가 관찰되는 영역은 미니 배열이다. 여전히 75~83키 중심의 레이아웃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74키 이하의 초소형 배열(60%, 65%)의 존재감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 68키 미니 배열의 AULA HERO 68 HE (77,030원)
이러한 '초소형화' 트렌드는 책상 공간을 극단적으로 확보하려는 게이머들과 미니멀한 데스크테리어를 선호하는 유저들의 수요가 반영된 결과다. 단순히 키 수를 줄이는 것을 넘어 레이어 기능을 활용해 사용성을 보완하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60%대 배열은 더 이상 마니아층의 전유물이 아닌, 실용적인 선택지 중 하나로 시장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 '선'에서 해방된 키보드, 무선은 선택이 아닌 기본 유선 키보드의 점유율은 계속 내려가고 있다. 특히 2022년 이후 이런 흐름이 더 분명해졌으며, 이제 소비자들이 유선보다는 무선 기능을 탑재한 키보드를 확실히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선 키보드 중에서는 무선만 지원하는 단일 제품보다는 유선과 무선(2.4GHz·블루투스)을 모두 지원하는 유무선 3모드 연결 방식 키보드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단일 연결 방식의 점유율은 2026년 1월 기준 12.2%에 불과하나, 유무선 키보드는 47.1%에 달한다. 최근 출시되는 신제품 대부분이 유무선 키보드라 앞으로 점유율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0.1mm의 승부" 자석축이 뜬다 스위치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자석축의 성장이다. 자석축은 자석의 홀 효과를 활용해 키 위치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이 구조 덕분에 작동점과 초기화점을 고정값이 아닌 이동 거리 기준으로 설정할 수 있고 일부 모델에서는 완전 복귀 없이 재입력이 가능한 ‘래피드 트리거’ 기능도 지원한다.
▲ 래피드 트리거의 동작 방식.
스위치의 입력이 해제되는 지점과 해제되었을 때 다시 입력되는 지점을 설정할 수 있다. (출처: Wooting)

▲ 래피드 트리거 키보드가 궁금하다면? (클릭)
이러한 특성은 빠른 반응이 중요한 게이밍 환경에서 경쟁력을 발휘한다. FPS 게임의 순간적인 방향 전환이나 리듬게임의 고속 연타처럼 입력 간격이 중요한 상황에서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일부 게이머층을 중심으로 자석축 제품을 선택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광축과 정전용량 무접점 스위치는 최근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 두 방식 모두 고유의 장점을 갖지만, 시중 제품 다수는 여전히 입력을 온·오프 방식으로 처리한다. 작동점을 유동적으로 제어하는 기능이 기본 사양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자석축과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전통적인 기계식 스위치는 가장 넓은 사용자층을 유지하고 있다. 다양한 축 선택과 커스터마이징 요소, 그리고 물리적인 타건감을 중시하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게이밍 시장에서 주목 받는 8K 폴링레이트 폴링레이트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8,000Hz(8K)의 급부상이다. 2022년 0.2%에 불과했던 점유율이 2025년에는 18.3%까지 뛰었다. 특히 게이밍 환경을 중심으로 8K 지원 모델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상위 제품군은 사실상 기본 옵션처럼 탑재되는 흐름이 형성되는 중이다.
8K 폴링레이트는 초당 8,000번 신호를 전송하는 구조로, 입력 지연을 최소화하는 방향의 기술 경쟁과 맞닿아 있다. 대다수의 사용 환경에서는 1,000Hz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고주사율 모니터와 고프레임 게임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주변기기 역시 이에 대응하는 스펙 경쟁에 뛰어든 모습이다. 그 결과 8K 지원 여부가 단순한 기능을 넘어 ‘고성능 모델’임을 드러내는 지표처럼 활용되고 있다.

▲ 8K 폴링레이트를 지원한 CORSAIR K70 PRO TKL MGX 기계식 (248,680원)
기획, 편집, 글 / 다나와 조은혜 joeun@cowave.kr
(c) 비교하고 잘 사는, 다나와 www.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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