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에 처음으로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했다(백악관)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에 처음으로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중국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미국으로 들여오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지만 중국 업체가 미국에 직접 공장을 세우고 현지에서 자동차를 생산한다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폭스뉴스 '잉그레이엄 앵글'과 인터뷰에서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현지 생산 가능성과 관련해 "중국이 들어와 공장을 열고 자동차를 생산하기를 원한다면 괜찮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에서 생산하고 현지 인력을 고용하는 사례도 언급하며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중요한 조건으로 제시했다.
반면 중국 업체가 멕시코에서 자동차를 생산한 뒤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에는 분명하게 반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차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멕시코 생산 차량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방식은 원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발언은 최근 미국에서 불거진 '중국차 시장 개방설'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미시간주 민주당 소속 엘리사 슬롯킨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추진하는 광범위한 합의의 일부로 중국 자동차의 미국 판매를 허용할 수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이를 전략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폭스뉴스 '잉그레이엄 앵글'과 인터뷰에서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현지 생산 가능성과 관련해 "중국이 들어와 공장을 열고 자동차를 생산하기를 원한다면 괜찮다"고 말했다(샤오미)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슬롯킨 의원의 주장에 대해 "완전히 가짜인 소문"이라고 반박하고 자신이 중국 자동차의 미국 진입을 막아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돌연 최근 발언을 통해 중국 업체의 미국 현지 생산에 대해서는 별도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기존 미국 내 자동차 정책과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부분에서도 주목된다. 미국은 현재 중국 자동차 업체의 시장 진입을 사실상 차단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2025년 도입한 커넥티드 차량 관련 규제는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내 승용차 판매뿐 아니라 생산까지 사실상 제한하고 있으며 중국산 전기차에는 100%를 넘는 관세 장벽도 유지되고 있다.
중국차 시장 개방설과 관련해 미국 자동차 업계와 정치권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GM과 포드, 토요타, 폭스바겐, 현대차, 혼다, 스텔란티스 등이 참여하는 자동차혁신연합은 최근 의회에 중국 자동차의 미국 시장 진입을 영구적으로 제한하는 법안을 올해 말까지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해외 확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미국의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중국의 8월 승용차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7.5% 증가한 89만 4000대를 기록했고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차량 수출 증가율은 154.7%에 달했다. BYD와 지리자동차 등 주요 업체 역시 해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2주 뒤 워싱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다(백악관)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약 2주 뒤 워싱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다. 중국 자동차의 미국 시장 접근 문제가 실제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회담을 앞두고 미국 자동차 업계가 중국차 규제의 법제화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업체의 미국 현지 생산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된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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