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의 고성능 브랜드에서 시작돼 이제는 별개의 전기동력 차량 전용 브랜드가 된 폴스타가 최근에 내놓은 폴스타4 SUV는 지난 2024년 여름에 나왔던 폴스타4 쿠페의 또 다른 변형 차량입니다.
폴스타4 쿠페는 출시 당시 뒤 유리가 없는 차체 디자인으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그에 비하면 이번에 새롭게 공개된 폴스타 4 SUV는 전통적(?) SUV처럼 뒤 유리와 테일 게이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세계의 거의 모든 SUV는 승객실과 화물실이 하나의 공간이고, 2열 좌석 등받이로 구분된 2박스 구조이기에 테일 게이트를 가지는 게 당연합니다. 물론 제네시스 GV90은 3박스 구조의 SUV이긴 합니다.
대체로 승용차는 차체가 후드, 객실, 트렁크 등으로 구분된 3박스 구조이고, 거기에 네 개의 측면 출입문이 설치되면 세단이 되고, 두 개의 측면 출입문이 설치되면 쿠페가 되므로, 사실상 쿠페와 세단은 근본적으로 같은 구조의 승용차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쿠페는 대부분 속도감을 강조하는 날렵한 차체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폴스타4 쿠페 역시 속도감을 강조한 경사진 차체 형태이면서 뒤쪽에 유리를 붙이는 대신에 리어 뷰 미러를 위한 카메라를 설치했었습니다. 그래서 폴스타4 쿠페의 뒷모습은 어딘가 다른 시대에서 온 듯한 인상을 줬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폴스타 4 SUV는 차체 측면 형태에서 B-필러와 뒤 도어의 패널까지는 쿠페와 같습니다. 그렇지만 쿠페의 낮아지는 지붕 대신 뒤쪽으로 지붕을 더 연장해 공간을 늘린 걸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2열 좌석은 머리 공간 높이가 2.5cm 늘어났다고 합니다. 물론 차체 길이는 같습니다. 여기에 테일 게이트에 뒤 유리를 끼워 놓아서 운전석에서 리어 뷰 미러로, 또는 직접 뒤돌아보면서 시야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구조는 뒷좌석에 세 사람을 앉히거나 뒤쪽 화물칸에 예를 들면 캠핑 장비 같은 물건 등을 가득 채워 싣게 되면 뒤쪽 시야 확보가 어려워집니다. 그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폴스타 4 SUV는 거울 방식의 실내 리어 뷰 미러와 함께 옵션으로 카메라 방식을 추가해 쓸 수 있기도 합니다.
한편 기본으로 장착되는 파노라마 루프에 의해 쿠페와 SUV 모두 실내 공간의 개방감이 높습니다. 여기 쓰인 유리는 공식 자료에 의하면 99.5%의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다고 하며, 폴스타4 SUV 모델에서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전자식 변색 글라스는 유리 자체의 밝기도 조절할 수 있다고 합니다. 중앙 디스플레이에서 이것을 조절할 수 있고, 완전 투명부터 완전 불투명까지, 또는 부분적인 음영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트렁크 공간은 뒷좌석을 세운 상태에서는 530리터, 패키지 트레이를 빼고 천정까지 활용하면 655리터까지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6:4로 나뉘는 2열 좌석을 접으면 다시 1,665리터까지 늘어난다고 합니다.
폴스타 4의 실내 디자인은 검은색과 회색 등의 무채색 색채입니다. 여기에 듀얼 모터 4륜 구동 모델은 안전띠와 주행 모드 선택 다이얼에 노란색을 더했습니다. 안전띠를 제외한 실내의 색조가 이처럼 검은색을 중심으로 한 무채색인 것은 친환경이라는 주제를 반영한 이유라고 합니다.
합성수지는 색상이 다양하면 분류하기 어려워 재활용도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은 색깔을 예쁘게 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합성수지 표면에 페인트를 칠하거나 도금을 해도 재활용이 불가능하므로, 그것을 고려해 소재의 색상을 그대로 쓴 디자인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반광택 검은색 마감, 무광 검정색의 알칸타라 느낌의 합성수지 등이 사용되면서 재활용 소재, 또는 친환경성을 암시하는 디자인입니다.
좌석에 쓰인 천은 뒷면에 100% 재활용 소재가, 승객의 신체가 접촉되는 앞면에 53% 바이오 속성의 재료가 포함된 합성 섬유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자동차 좌석에 사용되는 천은 좌석의 내구성을 위해 앞면과 뒷면이 두 겹 구성의 구조이고 별도의 재료가 쓰입니다.
내장재에 사용된 나파 가죽 소재 또한 화학 처리를 줄이고 동물복지기준에 의한 가죽 소재를 썼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사실들은 소비자가 차를 타면서 느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운전석은 운전자용 소형 디스플레이 패널과 센터 패시아에 설치된 대형 디스플레이-이런 디스플레이 구성은 외관상으로는 현대자동차의 플레오스 시스템과 매우 비슷해 보이기도 합니다-로 구성돼 있고, 바로 가기 터치 버튼이 기존의 6개에서 9개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운전중의 조작성이 나아졌을 걸로 보입니다.
폴스타는 소비자들이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친환경적 디자인 요소도 있습니다. 전자기기를 켜거나 끌 때의 버튼 작동 신호음을 스웨덴의 감성을 나타내기 위해 자작나무-스웨덴의 국목(國木)-를 모닥불로 연소시킬 때 나는, ‘틱’ ‘틱’ 소리를 직접 녹음해 디지털로 변환해 적용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초기 폴스타 차량에서는 어떤 기능 선택 버튼을 누를 때는 ‘틱’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런데 이 소리를 차 안에서 처음 들었을 때 전기회로에서 불꽃이 튀면서 나는 소리, 이른바 퀜칭 노이즈(quenching noise)처럼 들려서 차량의 전기 회로 어디선가 합선된 게 아닌가 하는 염려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그건 아니었습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이런 소리보다 더 가치 있는 곳에 기술을 쓰는 게 정말 친환경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에 새로 등장한 폴스타 4 SUV에서도 이런 퀜칭 노이즈가 계속 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폴스타 브랜드는 친환경을 위해 종이에 인쇄된 카탈로그도 일체 만들지 않는 비물질 정책을 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폴스타 차량과 관련된 정보나 이미지를 보려면 실제 차를 보거나, 아니면 온라인 모니터나 태블릿으로만 볼 수 있습니다. 전기동력 차량이므로 전기가 있어야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것일까요?
만약에 20년이나 30년쯤 뒤, 아니면 더 시간이 지나서 실물 차량도 없을 때 폴스타의 역사를 다시 살펴봐야 할 때 쓸 수 있는 방법은 미래의 디지털 도구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폴스타의 이런 비물질 추구가 친환경 콘셉트를 앞세운 원가절감 수단이 아니라, 진정한 친환경 활동이기를 바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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