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는 10월 7일, 용산에서 게이머 데이를 진행했습니다. 그것도 무려 AMD CEO인 리사 수를 모시고 말입니다.

리사 수가 이렇게 찾아 오다니 한국이 참 중요한 곳이 됐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참 뜬금없다는 생각을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AI 때문에 전 세계가 난리가 나고, 게이밍 그래픽카드가 없어서 못파는 상황이고요. 그렇다고 신제품을 발표할 타이밍도 아닌데 게이밍 데이라니요. 그리고 저만 그렇게 생각한 것도 아닌 것 같긴 합니다. 리사 수가 온다는 소식에 여러 대형 매체의 기자들이 자리를 채웠지만, 게임보다는 AI와 메모리, 반도체에 관련된 질문들을 쏟아 부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게이머 데이는 특별한 이벤트였습니다. 게임에 관련된 특별한 뭔가를 발표해서가 아니라, AMD가 게임이라는 사업과 한국의 컨슈머 하드웨어 사업을 상징하는 용산이라는 장소를 잊지 않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기 때문입니다. 램과 SSD를 비롯해 컴퓨터에 꼭 필요한 부품의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요. 게이머 데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파트너 업체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AMD가 원래 어떤 사업부터 시작했는지 스스로의 정체성을 잊지 않았다는 증명이 될 것입니다. 그건 리사 수 CEO와 잭 후인 컴퓨팅 및 그래픽 그룹 수석부사장의 Q&A 답변에서도 그런 마인드를 읽어낼 수 있었는데요. 아래에서 그 내용을 간단히 요약했습니다.

리사 수 CEO는 AMD가 한국과 게임을 사랑하며, 세계적으로 뛰어난 한국 게이머들과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는 말로 답변을 시작했습니다. 잭 후인 부사장도 자신이 네다섯살 때무터 게임을 하며 자랐고, 가족과 함께 게임을 즐겼던 기억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게이머임을 강조했습니다. 게임은 사람과 커뮤니티를 하나로 모아주며, AMD는 누구나 어디서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요.
한국은 게임의 중심지이며 게이머들에게 매우 특별한 곳이라고 높게 평가했습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열정적이고 뛰어난 게이머들이 있으며, 게임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높은 하드웨어 성능을 필요로 하기에 기술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면서요. 그래서 AMD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게이머들의 피드백을 받고 있으며, 당연히 한국 게이머들의 의견도 중요하게 수집하고 있습니다.
AI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게임 역시 중요한 분야라고 띄워주기도 했습니다. AMD는 고성능 컴퓨팅이 필요한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필요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이며, 여기에는 AI와 게임, 그리고 그 둘을 결합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AI와 게임의 접목 중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인 머신러닝 기술의 경우 게임을 더 원활하게 실행하고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정리했습니다. 그래서 그래픽 품질과 성능을 개선하면서 더 많은 이용자가 접근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습니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도 AI를 활용해 개발 기간을 줄이고, 스타트업이 게임을 만들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창작자의 의도와 창의성을 존중하면서도 작업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도구를 발전시키는 것이 목적입니다. 특히 라데온 그래픽카드에 적용한 FSR 같은 기술을 올해 연말에 APU와 휴대용 게임기로도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CPU는 처음부터 게이머를 주요 대상으로 삼아 개발하며, 세대가 바뀔 때마다 게임 경험을 어떻게 개선할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게임은 고성능 하드웨어가 필요한 분야다보니 지속적인 개발이 중요하기도 하지요.
게임 시장의 미래에 대해서도 답변했습니다. 다양한 연령층이 PC와 콘솔, 휴대용 기기 등 여러 형태로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AMD는 그 여러 형태 모두를 공급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현재 부품 가격이 비싸다는 건 AMD도 인식하고 있으며, 앞으로 제품 구성과 최적화를 통해 좋은 성능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 게임이 사람들을 연결하는 활동인 만큼 그 시장도 앞으로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게이머들을 위한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책임이 AMD에게 있으며, PC와 콘솔, 휴대용 게임 기기 전반에 걸쳐 다양한 가격대와 선택지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AMD는 게임 개발사는 아닙니다. 게임을 만드는 곳은 따로 있지요. 그래서 게임 개발사와의 협력도 강조했습니다. 게임 개발사들이 게이머의 피드백을 받아 빠르게 업데이트하는 대응이 인상적이었다고 술회하면서, 리사 수 CEO와 잭 후인 부사장 모두 SNS의 댓글을 모두 읽을 정도로 이용자의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요새 컴퓨터 하드웨어라면 가격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AM4 플랫폼을 유지해 기존의 메모리와 메인보드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CPU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조를 유지해 나가고 있습니다. 게이머들이 가격 대비 성능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플랫폼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힘쓰겠다는 것이 AMD의 입장입니다.
여기까지가 게이머 데이의 공식 Q&A에서 나온 답변들이고요. 행사 끝에는 기자들에게서 추가로 질문을 받았는데요. 이 때는 AI와 반도체, 메모리에 관련된 질문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우선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설명했습니다. 한국에는 뛰어난 기술과 좋은 파트너들이 많으며, 삼성전자는 메모리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임을 어필했습니다. AI뿐 아니라 게임과 소비자 시장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어으며, 장기적인 공급 계획을 세우기 위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정했습니다. 현재 시장에선 데이터센터와 AI 하드웨어에 대한 수요가 매우 강합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고요. 이런 수요를 맞추려면 한국의 공급망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데이터센터 사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파트너라고 강조했습니다.
대기업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나 AI 스타트업과의 협업도 진행 중입니다. 한국 기업의 강점으로 풍부한 인재를 꼽으면서, 공급망과 대학, 스타트업, 대기업에 뛰어난 사람들이 모여 있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에서 혁신적인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새로운 방식을 찾아 나가는 문화를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 AMD는 한국 스타트업과 대학의 협력을 확대하고 한국의 AI 생태계 발전에 참여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이뤄지는 변화와 발전 속도가 인상적이었다고 하네요.
컴퓨팅 사업 전반에서 메모리가 필수적인 요소이고, 공급이 빠듯하지만 기존 파트너십이 사업 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객사와 함께 필요한 메모리 용량을 최적화하는 방안도 찾고 있으며, 동시에 파트너들에게 가능한 한 빠르게 공급 능력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파운드리도 중요합니다. AMD가 최근 몇 년간 크게 성장한 만큼 공급망을 폭넓게 확보할 필요가 있는데요. 삼성전자는 여러 분야에서 좋은 파트너이며, 메모리를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 기회를 계속 모색하고 있습니다.

리사 수 CEO와 잭 후인 수석 부사장은 한국에 방문하기 전에 대만을 방문해 관계자를 만났고, 한국에서도 게이머 데이 외에 주요 파트너 업체들과 여러 스타트업을 만나는 바쁜 행보를 보였습니다. 한국의 생태계가 공급망과 파트너십 양쪽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7개월만에 한국을 다시 방문했고요. 공급망이 복잡한 만큼 당장의 수요뿐 아니라 앞으로 3~5년을 내다보며 파트너들과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AMD의 입장입니다.
차세대 제품과 고대역폭 메모리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한 세대로 협력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세대에 걸쳐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HBM 메모리의 경우 AMD가 2015년부터 이를 도입해 복잡한 기술을 통합하는 경험을 쌓아 왔습니다. 라데온 R9 퓨리 X가 여기서 이렇게 나올줄은 몰랐네요. 차세대 메모리도 그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FSR은 APU 전반으로 지원을 확장하고, APU에 최적화된 더 가벼운 모델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리사 수 CEO는 반도체가 팀 스포츠인 만큼 여러 파트너와의 협력이 중요하며,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경험했던 분야 중, AI가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파트너들과 더 많이 소통할수록 시장의 수요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마무리했습니다.

현장에는 '게이머 데이'라는 이름답게, AMD의 하드웨어를 사용한 여러 게이밍 시스템이 전시됐습니다.
라이젠 7 170을 팁재한 MSI 모던 A16 LE J1M 노트복과 라이젠 7 350이 들어간 MSI 펄스 A17 AI+ 노트북.

MSI 말고도 다른 회사에서 전시한 노트북도 있었지만 소개는 안합니다.

라이젠 9 9950X3D와 MSI MPG X870E 카본 맥스 WiFi 메인보드로 구성된 시스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을 것처럼 생긴 분도 계셨는데, 도저히 게임을 방해할 수가 없는 오오라가 느껴져서 뒷모습만 보는 걸로 만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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