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봄철보다 알레르기 반응이 크고 심각한 계절이다. 도로 주변 잡초가 많은 곳에서는 창문을 닫고 '외기 순환 모드'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가을꽃 단풍이 북상하면서 온 산천이 붉게 물드고 있다. 올해 단풍 절기상 수도권, 강원권이 절정을 맞으면서 전국 주요 명산으로 향하는 가을 나들이 차량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맑은 공기와 절경을 만끽하려는 드라이브 코스가 많아지겠지만 이 시기 운전자들이 각별히 경계해야 할 복병이 있다. 봄철 꽃가루보다 호흡기에 치명적일 뿐만 아니라, 재채기 같은 순간 반응으로 안전운전까지 위협하는 가을철 ‘잡초 알레르기’다.
가을철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주범은 화려한 단풍나무나 은행나무가 아니다. 도로변과 들판에 흔하게 널린 잡초류다. 8월 말부터 기승을 부리는 쑥, 돼지풀, 환삼덩굴 등이 대표적이다.
봄철 참나무나 자작나무 꽃가루는 입자가 비교적 크고 눈에 띌 정도로 날리지만 가을철 잡초 꽃가루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미세하고 가벼워 바람을 타고 수십 킬로미터(km) 이상을 이동하기도 한다.
문제는 독성과 침투력이다. 잡초류 꽃가루는 항원성이 매우 강해 적은 양으로도 체내 면역계를 거세게 자극한다. 입자 크기가 극히 작아 코점막에서 걸러지지 않고 기관지와 폐포 깊숙한 곳까지 직접 도달한다.
단순 콧물이나 눈 가려움을 넘어 쌕쌕거림과 호흡곤란을 동반하는 급성 알레르기성 천식으로 악화할 위험이 봄철보다 훨씬 높다. 여기에 큰 일교차와 건조한 대기로 호흡기 점막이 약해져 있는 가을철 기후 특성까지 겹치면서 증상을 한층 키운다.
운전자에게 이러한 가을 알레르기는 단순한 건강 문제를 넘어 치명적인 사고 위험으로 직결된다. 주행 중 연속적인 재채기 발작이 일어나면 운전자는 2~3초간 전방 시야를 완전히 잃게 된다. 시속 100km로 달리는 고속도로라면 약 60~80미터를 눈을 감은 채 질주하는 셈이다. 눈물과 충혈로 인한 시야 방해까지 겹치면 돌발 상황 대처 능력은 급격히 떨어진다.
특히 주말 나들이로 자주 찾는 산간 도로나 한적한 국도는 잡초 군락지가 도로변 가드레일과 맞닿아 있어 도심보다 꽃가루 농도가 월등히 높다. 멋진 풍경을 보겠다며 차창을 내리는 순간 마주 오는 주행풍의 압력으로 고농도 항원이 실내로 쏟아져 들어온다. 실내로 유입된 미세 꽃가루는 시트 섬유와 송풍구 틈새에 달라붙어 창문을 닫은 후에도 지속적인 알레르기 자극원으로 남는다.
수풀이 우거진 도로를 지날 때는 창문을 닫고 달리는 것이 기본이다. 실내 환기는 창문 개방 대신 차량 공조기의 '외기 순환 모드'를 활용해야 한다. 정상적인 차량용 캐빈 에어컨 필터(PM 2.5 대응 등급)만 거쳐도 대부분의 미세 꽃가루는 걸러진다. 필터 교체 주기가 6개월 혹은 1만 km를 넘었다면 출발 전 새것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차 후 야외 활동을 마치고 차에 오를 때는 외투와 모자를 가볍게 털어 실내 오염을 줄여야 한다. 비염 증상 완화를 위해 약을 복용할 경우 심한 졸음을 유발하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피하고 졸음 부작용이 적은 2·3세대 성분인지 확인해야 졸음운전 사고를 막을 수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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