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I.D 골프 티저 이미지. 2030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추진해 왔지만 경영 악화를 이유로 모든 계획이 전면 중단됐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폭스바겐이 브랜드를 상징하는 해치백 ‘골프(Golf)’의 순수 전기차 개발을 전격 중단했다. 2015년 이른바 ‘디젤게이트’ 사태 이후 사상 최대 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거센 비용 절감 압박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독일 볼프스부르크(Wolfsburg) 본사 공장에서 진행하던 순수 전기차 골프(가칭 ID. 골프)의 선행 개발 작업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토마스 셰퍼(Thomas Schäfer) 폭스바겐 브랜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임직원 대상 내부 서한을 통해 “지금 당장은 이 개발 작업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라며 “골프가 볼프스부르크에 지니는 상징성을 알기에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의 심장’으로 불리는 볼프스부르크 공장은 당초 설정했던 비용 절감 목표치에서 약 3억 유로(약 4500억 원)나 미달된 상태다.
이번 개발 중단은 폭스바겐그룹의 급격한 실적 악화와 맞물려 있다. 폭스바겐그룹의 2026년 3분기 영업손실은 무려 59억 유로(약 8조 8000억 원)에 달했다. 포르쉐 지분 가치 상각과 최대 시장인 중국 내 판매 부진 그리고 낮아진 전기차 수익성이 발목을 잡았다.
아르노 안틀리츠(Arno Antlitz)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실적 발표 직후 “단 1초의 시간도 낭비할 수 없다”라며 “빠르고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라고 강한 위기감을 드러냈다.
폭스바겐 감독이사회는 이미 지난달 글로벌 인력 10만 명 감축과 제품 라인업 정리 그리고 독일 현지 생산 공장 폐쇄까지 포함한 고강도 구조조정안 ‘미래 플랜 2030(Future Plan 2030)’을 승인한 바 있다.
골프 전동화 프로젝트는 당초 2028년 출시를 목표로 했으나 이미 2030년경으로 한 차례 연기된 상태였다. 미국 전기차 제조사 리비안과의 협력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소프트웨어 및 전동화 플랫폼 ‘SSP(Scalable Systems Platform)’ 완성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점도 차질을 빚는 요인이다.
노사협의회는 이번 개발 일시 중단 조치가 2030년 최종 출시 일정 자체를 미루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은 현행 내연기관 골프의 생산 라인을 2027년 멕시코로 이전하고 2020년대 후반부터 볼프스부르크에서 차세대 전기 골프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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