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하자드6’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대표격 남자 주인공 ‘크리스’와 ‘레온’이 함께 등장하는 첫 번째 게임이다. 여기에 웨스커의 피를 이어 받은 새 캐릭터 ‘제이크’의 등장으로 게임의 볼륨이 상당하다. 각 캐릭터마다 서로 다른 분위기와 스토리를 내세워 마치 다른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공포와 액션, 어드벤처를 모두 잡은 흔치 않은 게임이니 바이오하자드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될 게임이다.
‘바이오하자드6’는 실망스러운 게임일까?
‘바이오하자드6’의 데모 버전이 공개된 이후 많은 게임 팬들은 실망감에 빠졌다. 뭔가 이상해진 조작과 타격감, 그리고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 아류작 같은 크리스 이야기 등. 그나마 바이오하자드 5탄은 액션이라도 멋있었지만 6탄은 큰 발전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데모(DEMO)는 데모일 뿐이다. 본편은 몇 가지 아쉬움은 있지만 이름값을 하는 게임이었다. 필자도 데모 버전을 해 보고 ‘바이오하자드6’에 대한 기대감을 접었지만 정식 버전을 해 보고 생각이 달라졌으니까.
6탄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인터페이스’다. 인벤토리 창이 완전히 달라졌고, 허브의 사용법도 전혀 다르다. 이제 회복은 허브를 알약으로 만들고 R2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가능하다. 그래서 전투 중에 메뉴창을 열지 않고 간편하게 회복시킬 수 있다.
그래픽 역시 분위기가 달라졌는데, 공포물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상당히 어두운 영상을 보여준다. 특히 레온의 챕터 1의 경우, 마치 바이오하자드 1, 2탄 같은 느낌을 준다. 화면이 어두워서 좀비들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게임 도중 깜짝 놀라는 일도 발생한다.
더군다나 이번 좀비는 무기도 쓰고 점프를 해서 기습 공격도 한다. 또한 무기의 개조가 사라지고, 대신 포인트를 모아서 스킬을 구입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아! 그리고 많은 팬들이 원하던 무빙 샷이 가능하고, 전투 도중에 엄폐도 중요해 졌다.
한 장의 디스크에 여러 게임을 담은 듯한!
바이오하자드6는 3명의 스토리 모드에 따라 게임 플레이 방법이 조금씩 달라진다. 어두운 영상 속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좀비에 놀라는 경우도 가끔 있다. 원조 바이오하자드 만큼의 공포 분위기는 아니지만 액션 게임으로 탈바꿈했던 5탄에 비하면 제법 괜찮은 공포감이다.
게임 구성도 바이오하자드 답게 액션과 퍼즐의 조화를 보여준다. 다만 간간히 흘러 나오는 QTE(퀵타임이벤트)가 조금 불공평한 느낌인데, 갑자기 QTE가 나오면서도 정확한 타이밍을 요구한다거나 적과 전투 중에 갑자기 발생하는 등 플레이어가 제대로 맞서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레온편이 과거 바이오하자드의 느낌을 줬다면 크리스편은 화끈한 액션으로 치장한 느낌이다. 마치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나 기어스오브워 같은 3인칭슈팅(TPS)이다. 크리스편에서는 가장 강력한 액션을 볼 수 있고,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듯한 멋진 연출과 예상외로 감동(?)적인 스토리 라인이 펼쳐진다.
새로운 캐릭터인 제이크의 이야기에서는 추적자에게 쫓기는 경우가 많다. 수적으로 열세인 상황이 많다보니 맞서 싸우기보다는 도망가는 것이 현명한 경우가 많다. 그래도 눈보라 속의 전투나 스노우 모빌 탈출 장면 등은 제이크만의 매력을 잘 살리고 있다.
적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스텔스 플레이를 펼치는 경우도 많고 그에 따른 긴장감도 배가된다. 다만 챕터 플레이 타임은 다른 캐릭터에 비해 가장 짧다. 그리고 제이크편에서는 바이오하자드2에 등장했던 꼬마 소녀 쉐릴이 동료 캐릭터로 등장하며, 협동 플레이 비중도 가장 높은 편이다.
바이오하자드6에는 3개의 시나리오 이외에도 ‘에이다’ 미션이 숨겨져 있다. 에이다 미션은 잠입 게임 같은 분위기로 아마도 많은 남성팬들을 사로 잡을 것으로 보인다. 각 캐릭터마다의 시나리오들은 서로 얽히면서 커다란 전체적인 시나리오를 완성해 나가기 때문에 모든 것을 파악하려면 3명의 스토리 모드를 전부 클리어해야 한다.
또한 보조 캐릭터로 플레이할 경우에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하는데, 특히 크리스 대신 피어스로 할 때는 더욱 그렇다. 피어스는 저격병 타입이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 자체가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그래서 한번 엔딩을 봤다고 게임을 내 팽기치기 보다는 캐릭터를 바꿔서 플레이해 보기를 권한다.
한편 스토리 모드 이외에도 용병 모드는 당연히 존재하며, 새로운 모드인 에이전트 헌트 모드를 통해 적이 되어 주인공 캐릭터를 쓰러뜨리는 이색 플레이도 준비되어 있다. 게임의 볼륨은 정말 시리즈 중에 최대 볼륨으로, 오랜시간 즐겨도 질리지 않을만큼 많은 재미거리를 담고 있다.
조작성이나 카메라 시점은 아쉽다
바이오하자드6는 인기 시리즈의 정식 넘버링 후속작이다보니 많은 개발비가 투자됐다. 따라서 명작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높지만 큰 아쉬움을 주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게임의 좋고나쁨이 크게 갈릴 것이다.
특히 조작성은 조금 가볍다는 느낌이다. 카메라도 휙휙 돌아가서 플레이어를 어지럽게 하며 (옵션에서 조절하면 조금 나아진다) 카메라가 캐릭터를 너무 가까이서 잡아 주기 때문에 시점과 조작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 다른 단점으로 이동하다 보면 가끔 누워있는 좀비에 걸려 캐릭터가 넘어질 뻔하곤 하는데, 의외로 귀찮다. 그리고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뜬금 없는 QTE는 플레이어를 당황하게 만드는데, 특히 비행기 추락 장면에서의 QTE는… 그리고 적 캐릭터가 인상적이지 못하고 어디서 한번씩 본 듯한 느낌을 준다. 바이오하자드4의 촌장이나 빵봉투 같은 적이 그립게 느껴진다.
그래픽도 자세히 보면 발전이 없다. 게임을 전체적으로 어둡게 만든 것도 그래픽의 단점을 커버하기 위함으로 보여진다. 반면 게임 도중의 연출이나 이벤트 장면들은 멋지다. 세이브 포인트가 너무 긴 것도 단점이다. 체크 포인트는 컨티뉴 할 때의 재 시작 부분이지 절대 세이브 포인트가 아니다.
단점으로 무장한 ‘바이오하자드6’이지만 바이오하자드를 집대성한 게임임에는 틀림없다. 제작사인 캡콤이 이 게임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은 조금만 즐겨보면 알 수 있다.
필자의 소감
바이오하자드4를 20번 이상 엔딩을 봤고, 5탄도 나름 재미있게 플레이 한 필자 입장에서는 6탄에 거는 기대가 굉장했다. 데모 버전을 접하고 곧 바로 멘붕 상태가 되고 말았지만 정식 버전에서 멘붕을 깔끔히 털어냈다. 캡콤의 다른 게임인 ‘드래곤 도그마’ 때도 그랬지만 캡콤은 데모 버전을 공개할 때 좀더 신중해야 될 것 같다.
아무튼 ‘바이오하자드6’는 꽤 오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이고 캐릭터 마다 다른 게임 구성과 꽤 멋진 스토리로 무장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가 바이오하자드 팬이라면 앞도 뒤도 보지 말고 그냥 플레이해 볼 것을 권한다.
글/이준혁 테크니컬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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