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잇 유진상] 재해복구(DR, Disaster Recovery)시스템이 재조명받고 있다. DR시스템에 대해 중요성이 강조돼 오긴 했지만, 실제 이를 제대로 구축했던 사례들은 드물었다. 특히 지난 4월 발생한 삼성SDS 화재 사고는 기존 DR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에 전환 포인트를 만들어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들어 DR시스템이 필수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업계에서도 관련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재해복구시스템 구성예(그림 = LG CNS)
재해복구(Disaster Recovery, DR)시스템이란 데이터센터 등 기업 IT 인프라에 장애가 발생,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됐을 때 이를 대체하거나 복구해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능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DR시스템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 지난 수년간 관련 솔루션은 출시돼 왔고, 중요성이 강조돼 왔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DR시스템은 도입이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DR시스템은 기존 IT 시스템과 똑 같은 구조의 시스템을 하나 더 갖추는 개념인데, 이는 비용문제와 더불어 데이터 증가 시 복구시간의 증가, 백업으로 인한 운영계 서버 부하 증가, 주기적 백업으로 인한 데이터 손실 가능성 등의 이유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DR시스템은 금융과 공공 시장에서만 도입이 이뤄져 왔다. 또, 모든 업무 시스템과 데이터를 대상으로 DR을 구축하지 않고 미션크리티컬한 업무 시스템에만 DR체계를 구축해 왔다.
삼성SDS 화재, DR 인식 재고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월 발생한 삼성SDS의 화재사고는 기업들에게 DR시스템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됐다. 이 화재 사고로 인해 삼성카드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인터넷 망을 이용한 카드 결제와 기업/신한/광주/동부저축은행 등 6개 금융기관 제휴 체크카드 이용, 27개 ATM/CD기 중 7개 금융기관 현금서비스, 문자알림서비스 등이 제한됐다.
이 사고로 인해 기업 IT 인프라 관점에서 기업의 비즈니스 연속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비즈니스 연속성의 중요도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해가 발생했을 때 DR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면 이는 결국 금전적인 손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장성우 한국오라클 전무는 “비즈니스 연속성은 조직이 고객, 파트너, 상위부서 등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핵심업무를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며 “비즈니스 연속성이 부재되면 치명적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DR시스템, 구축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럼 DR시스템을 구축하면 모두 괜찮을걸까.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구축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실제 장애 발생 후 3시간 이내에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도록 DR시스템을 구성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액티브-액티브’ 방식의 실시간 동기화로 시스템 장애 시 다른 쪽 액티브 시스템으로 서비스를 이관하는 형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과거의 DR 시스템은 관리자가 장애 시 수동으로 서비스를 이관해야 하는 ‘액티브-스탠바이’ 방식이었다. 이는 백업센터에 주센터 대비 50~100% 비용을 투자하고도 장비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비효율적인 구조라는 지적이다.
권필주 효성인포메이션 부장은 “DR 구축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백업 센터는 운영 센터 자원 대비 50% 이하로 구축하는데, 정작 운영 센터에 장애가 발생해 백업 센터가 운영으로 전환 될 경우 성능 저하 및 일부 서비스가 복구 불가능 한 상황에 직면 할 수 있다”며 “또한 장애 복구 시간과 절차가 복잡해 서비스를 복구하기까지 수시간에서 수일의 시간이 소요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애 서비스와 연관된 모든 서비스가 함께 전환 또는 연동 되어야 하는데, 이때 서비스를 이루고 있는 모든 계층의 엔지니어와 일관된 작업이 필요하며 복구하는 과정에서 2차 장애 위험에 노출 될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최근의 DR시스템은 액티브-액티브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향후 5년 내 데이터를 단순히 복제해 보관하는 기존 백업 방식은 사라지고, 보다 쉽게 백업 및 복구가 가능하고 복제 볼륨이 백업과 동시에 이뤄지는 액티브-액티브 아키텍처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액티브-액티브 방식 솔루션 선보여
이에 오라클은 자사의 DB를 위한 재해복구 및 백업 솔루션 ‘제로 데이터 로스 리커버리 어플라이언스(ZDLRA, Zero Data Loss Recovery Appliance)’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에 존재하는 모든 오라클DB에 대한 백업을 중앙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효성인포메이션은 고사양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히타치 VSP G1000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스토리지 마이크로코드에 내장된 스토리지 가상화 OS(SVOS)의 GAD(Global Active Device) 기능을 통해 센터 간 분리된 스토리지를 동일하게 묶어 마치 한대의 스토리지인 것처럼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미 금융, 제조, 공공기관 등의 사례도 확보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