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 2국이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알파고가 강수를 뒀던 어제와 달리 계속해서 변칙적인 수를 많이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현장 공식 해설을 맡은 유창혁 9단은 “오늘 알파고가 과한 수를 많이 두고 있다”며 “아직은 알 수 없지만 무리수도 약간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9단은 평소의 이 9단이 아닌 것 같다”며 “이창호 9단이 형세 판단을 잘할 때 두는 수를 두고 있다”고 평했다.
바둑 TV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어제 같으면 이 9단이 빠르게 뒀을텐데, 오늘은 쉽게 착점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알파고를 인정하고 두다 보니 각 수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오래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 9단은 초반부터 지금까지 신중하게 대국에 임하고 있다. 오후 3시 현재 이 9단은 49분의 제한시간이, 알파고는 1시간 11분의 제한시간이 남아 있는 상태다.

다음은 유창혁 9단과 김성룡 9단, 이희성 9단의 중반전 관전평이다.
<유창혁 9단>
오늘 알파고에게서 과한 수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아직은 알 수 없지만 무리수도 약간 나온 것 같다. 최선의 수보다는 전체 형세를 보는 전략적인 바둑을 두고 있다. 반면 이 9단은 평소의 이 9단이 아닌 것 같다. 이 9단은 이창호 9단과의 정반대의 기풍인데, 오늘 이창호 9단이 형세 판단을 잘할 때 두는 수를 두고 있다. 모든 돌들이 빈틈이 없다. 나쁘게 말하면 발전성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9단은 무너지지 않는 바둑을 두고 있다.
<김성룡 9단>
이 9단이 지금까지 40분 정도 사용했다. 어제에 비해 시간을 길게 썼고, 알파고도 28분 정도로 어제보다는 길게 시간을 썼다. 어제 우리가 알파고의 초읽기 과정과 마무리 과정을 못 봤다. 이 부분이 좀 아쉬웠는데 오늘 바둑은 흘러가는 걸 보면 마지막까지 갈 것 같다. 오늘은 이세돌 9단이 초읽기에 몰릴 확률이 높다. 이 부분도 유심히 봐야 할 것 같다.
<이희성 9단>
알파고가 흑 37수까지 둔 상황에서 첫 수부터 기보를 만들어서 프로기사들에게 던져주고 물으면 프로의 바둑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알파고가 둬야 할 곳에 두지 않고, 변칙적인 수를 많이 뒀다.
강인효 기자 zenith@chosunbiz.com 정용창 기자 ch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