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국 어떻게 봤나.
중간까지 팽팽했다. 이세돌 9단이 너무 빨리 불리하다고 판단하면서 무너진 것 같다. 알파고는 못넘을 벽은 절대 아니다. 이 9단이 알파고한테 진거지 인간이 진 건 아니지 않은가. 이 9단의 집중력과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단판 승부가 되면, 알파고는 정상급 기사들과 이겼다 졌다 하는 수준이다. 아쉬운 것은 이번 대국을 통해 알파고의 국지전, 난전에 약한지 등, 확실한 약점을 증명하지 못한 것이다.

중간중간에 이 9단이 난전이나 어려운 장면 유도했는데, 알파고가 잘 대처했다. 이 9단이 3,4국처럼 초난전을 의도적으로 안한 것 같다. 평소처럼 뒀다. 이럴때는 알파고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난전만이 답이 아닌 것 같다. 컨디션 난조가 있었다. 이 9단의 계산상의 실수도 있었던 것 같다. 판을 비관적으로 본 것 같다. 오히려 알파고를 기계가 아닌 사람으로 판단하고 뒀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알파고의 한계나 약점이 보였나.
-착수 결정에 오류가 눈에 띄었다. 프로그램 자체의 결함이 아니라, 계산할 수 없는 범위가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다만 인간이 제어하기는 어려운 약점이다.
인공지능이 발전을 한들, 한계는 있다고 본다. 알파고의 막강한 계산력에 버금가는 수들은 값어치가 있다. 인공지능이 앞으로 더 나은 계산력을 가지겠지만, 이를 뛰어넘는 더 가치있는 수를 사람들이 찾아낼 것이다.
-알파고가 바둑계에 남긴 것은 무엇일까.
바둑 내용만 봤을 때는 이창호 9단의 패러다임이 재조명될 것 같다. 이창호 9단이 등장했을 때 정확한 계산력, 끝내기 실력으로 바둑계를 평정했다. 그전까지는 조훈현 9단처럼 요점을 선점해가는 패러다임이 있었다.
알파고는 다른 것보다 계산력이 강점이다. 이후에 발생할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계산의 영역에 포함하면서 최선의 수를 뒀다.
바둑계 전반으로 봤을 때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인간대 인간의 대결보다도 인공지능의 대응에 많은 자본과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이후에 다른 기사가 알파고에 도전할 수도 있고, 다른 인공지능과의 대결에 엄청난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올 변화들에 대비해 무엇을 준비해야할까.
알파고의 기보와 착점, 원리를 낱낱이 분석해야한다. 또 우리도 알파고와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한동희 기자 dwis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