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결을 통해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었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이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면서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우리는 인공지능의 시대를 맞이하기엔 제도 및 문화적으로 준비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인공지능 알파고는 전지 전능한 존재가 아니다. 모든 경우의 수를 볼 수는 없다.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일부분만 추려내 보게 되는데 여기서 누락되는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시스템 상의 구조적인 한계일 가능성도 있지만 데이터 및 성능 개선으로 충분히 극복가능한 문제다.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있는 선입견이 없기 때문에 전혀 다른 새로운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다. 이번에 발견된 수들은 바둑의 정석에 포함될 가능성까지도 있다. 체스처럼 인간이 컴퓨터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는 어드밴스드 체스(Advanced Chess)가 출현할 수도 있다. 이것은 체스 전용 컴퓨터인 딥블루에 패배한 불운의 세계 체스 챔피언 카스파로프가 고안한 방식으로 컴퓨터는 인간의 도움을, 인간은 컴퓨터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인공지능의 발전과 확산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지금 당장은 인공지능의 도입을 늦출 순 있지만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자체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떻게 보면 인공지능의 발전은 새로운 산업혁명의 예고다. 이는 마치 산업혁명 당시 사람들이 기계에 의해 대체됐던 때를 연상케 한다. 결국 인간은 인공지능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일로 그 역할의 중심을 옮겨야 할 것이다. 이는 미래 사회의 구조적인 변혁을 예고하는 것이다.
심민관 기자 bluedrag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