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에 있는 스칸디나비아 국가와 핀란드 디자인을 총칭하는 북유럽 디자인, 일명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가구와 잡화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 이런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어떻게 북유럽에서 전 세계로 퍼져나가게 됐을까.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라는 말이 탄생한 건 1951년 영국 런던이다. 런던에 위치한 한 가구점에서 열린 북유럽 가구를 모은 전시회 명칭이 바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포 리빙(Scandinavian Design for Living)이었다. 이때부터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기능적이면서 자연스럽고 단순함을 앞세워 유럽에서 미국, 전 세계로 퍼졌다.
노르웨이와 핀란드 등 여러 국가에서 태어난 디자인을 하나로 집약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으로 전 세계에 알리려는 시도는 제2차세계대전 이후부터 시작됐다. 1940년대부터 헬싱키와 오슬로, 스톡홀름, 코펜하겐 등 북유럽 국가 도시에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에 관한 협의를 하면서 디자인 측면에서 북유럽 국가는 단일 단위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방향성을 결정했다.
이후 북유럽 디자인을 강화하는 캠페인이 벌어졌고 20세기 중반까지 미국에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덴마크의 아르네 야콥센(Arne Emil Jacobsen), 한스 베그너(Hans Jørgensen Wegner)가 높은 인기를 얻었다.
그 중에서도 큰 도움이 된 것 가운데 하나는 1954∼1957년까지 미국과 캐나다에서 개최된 디자인 인 스칸디나비아(Design in Scandinavia)라는 전시회다. 이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북미 가구 시장에 북유럽 디자인이라는 장르를 확립했고 누구나 아는 수준까지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그렇다면 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단숨에 인기를 얻었을까. 북유럽 주택과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문화, 민주주의 주장을 디자인에 담았고 전통적인 장인 정신을 특징으로 하는 게 전후 높아진 대량 소비문화에 부합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1950∼1960년대 후반까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전에도 북유럽 디자인은 시장을 석권한 적이 있다. 알바 알토(Alvar Aalto)나 브루노 맛손(Bruno Mathsson) 같은 디자이너의 작품은 1938년부터 뉴욕 현대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 1930년대에는 북미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1950년대부터 시작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붐은 이런 선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지 모른다.
1950년대부터 시작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붐은 1960년대 후반 끝을 맞았다. 1970∼1980년대에는 잠잠했다. 하지만 1990년대 사회적 관심이 화려한 것에서 검소하고 지속 가능한 것으로 옮겨가면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에 다시 이목이 집중된다.
보편적인 디자인을 특징으로 하는 재스퍼 모리슨(Jasper Morrison), 새로운 북유럽 디자인 스타일을 추구한 토마스 샌델(thomas sandell)이 나오고 이동 전시회와 북유럽 디자인을 학문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연구가 이뤄지면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후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보편적 수준의 인기를 끌지만 2007∼2008년 다시 인기에 불을 붙이는 사건이 발생한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2008년 리먼쇼크로 시작된 세계적인 금융 위기가 그것이다.
오슬로대학 디자인 역사학부 키에틸 팰런(Kjetil Fallan) 교수는 미국 같은 큰 국가가 경제적 위기를 겪으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북유럽에 모였다면서 이유는 북유럽 국가가 금융 위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복지국가나 자율성을 중요시하는 북유럽의 이미지 외에도 6시간 노동제나 기본 소득 등이 거론되고 이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인기에 한 몫을 차지하게 된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북유럽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었던 것이다.
2016년 현재 1999년 설립된 노르만 코펜하겐(normann COPENHAGEN)과 2006년 설립된 무토(Muuto), 2008년 설립된 바이 라센(by Lassen) 같은 새로운 브랜드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무토는 핀란드어로 새로운 표현이라는 뜻으로 창업자는 새로운 세대의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통해 50∼60년대와 같은 운동을 다시 일으키려는 염원을 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바이 라센 역시 과거 디자이너의 리바이벌 작품이 인기를 모으는 게 요즘15 추세라고 밝히고 있다. 최근 북유럽 디자이너는 붐이 왔던 50∼60년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답습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일선에서 활동 중인 북유럽 디자이너는 2000년 전후 시작한 사람이 많다. 이들은 50∼60년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복고풍으로 보고 여기에 새로운 세대의 감성을 더하는 게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물론 더 젊은 층에선 이런 복고풍을 쫓는 트렌드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이런 점에선 앞으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스타일이 태어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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