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R 열풍, 청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소리

세계 최대의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서 청취자의 귀를 자극해 수면을 유도하는 청각 자극 콘텐츠 ASMR이 인기몰이 중이다. 요즘 TV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식욕을 돋우고 화려한 요리 솜씨를 뽐내는 쿡방이나 몸 사리지 않고 웃음을 자아내는 예능 프로그램 등 자극적인 영상 콘텐츠가 즐비해 있다.

이처럼, 시각과 청각이 결합된 영상 콘텐츠에 가장 익숙해진 요즘 젊은 세대가 차분한 목소리와 생활 소음을 통해 수면을 유도하는 ASMR에 주목하고 있다.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시각, 청각 등의 자극으로부터 심리적 안정감과 쾌감 등의 경험을 일컫는 말이다. 이를테면, 반복적이고 리듬감 있는 소리를 규칙적으로 들려줘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지하철에서 잠이 오는 현상도 이와 같은 원리다.

ASMR을 굳이 직역해보면 자율감각쾌락반응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어릴 적 무릎베개를 하고 어머니가 귀를 파주었던 경험이나 장마철 귀에 꽂히는 강한 빗소리 등 평소 느꼈던 감각적 경험을 통해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사진 J-ASMR)

ASMR의 대중화,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체 유튜브에서 활발

TV 방송만큼이나 강한 파급력을 가진 콘텐츠 유통 매체 유튜브에서는 방대한 양의 동영상 콘텐츠가 즐비해 있다. 이처럼 접근이 쉬운 매체의 특징은 전문 지식이나 방송인이 아닌 일반인도 자발적으로 영상을 찍어 업로드 하는 등의 활동이 간편하다는 것이다.

그중 ASMR 콘텐츠는 영상 제작 비용이나 특별한 방송 장치 없이도 마이크만 있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시도해볼 수 있어 접근이 쉬운 편이다. ASMR의 개념이 정착되기 전에는 수면 유도 콘텐츠를 다루는 제작자도 드물었고, 사람들의 관심도 시각적인 콘텐츠에 집중돼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국내외를 통틀어 수많은 ASMR 제작자들이 나타났고, 이를 듣는 구독자도 많게는 70만 명대에 이른다. 시각적인 콘텐츠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들이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ASMR의 새로운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ASMR을 들으면 정말 수면 효과를 받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어떤 장치가 그들이 ASMR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하는지 알아보자.

(사진 Soy ASMR)

오감을 자극하는 트리거(Trigger), 3D 사운드를 통해 더욱 생동감 있는 사운드

유튜브에서 'ASMR' 키워드를 검색하면 약 3백4십만 건 이상의 동영상이 검색된다. 상위 5명의 ASMR 채널 구독자는 약 2백만 명 이상이 ASMR 채널을 구독하고 있으며, 국내 ASMR 채널 구독자 수는 약 82만 명 정도로 국내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ASMR을 즐겨듣고 있다.

대체로 여성 ASMR 제작자가 많은 편이고 주로 청취하는 구독자 성비도 여성이 더 높은 편이다. ASMR은 들려주는 소리의 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는데 ASMR의 공통적인 최종 목표는 청취자의 수면을 유도하는 것이다.

ASMR이 수면에 도움을 주는 장치이자 다양하게 분류되는 기준은 트리거(Trigger)다. 규칙적으로 사물을 두드리는 탭핑(Tapping) 사운드나 양쪽 귀를 번갈아가며 속삭이는 이어 투 이어(ear to ear)와 같이 소리를 활용하는 트리거에 따라 ASMR은 분류된다. 그리고 이와 같이 트리거로 인해 자극을 받는 느낌을 청취자들은 팅글(tingle)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팅글을 생동감 있게 들을 수 있는 것은 3D 사운드의 역할이 크다. 정확한 명칭은 바이노럴(Binaural)이다. ASMR을 자주 들었다면 영상 제목에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사방에서 들리는 듯한 사운드가 실제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ASMR의 효과를 배가한다.

ASMR 동영상 도입부에서 이어폰을 착용한 뒤 청취하라는 안내가 나오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젊은 세대의 안식처, 마음을 달래주는 ASMR

ASMR이 국내 유튜버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단순히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아져 ASMR이 이토록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기엔 찜찜한 느낌을 감출 수 없다.

사실 수면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가거나 본인에게 문제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ASMR에 열광하게 된 이유는 경기 침체로 인한 취업난 혹은 불황기에 겪고 있는 스트레스를 ASMR을 통해 심적인 안정감과 편안함을 찾는 안식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마치, 심리 상담을 받고 마음속 깊은 상처를 치유받는 후련함과 심리적 안정감을 ASMR을 통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ASMR이 수면에 도움을 준다는 의학적 결과는 없지만, 잠시나마 고민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ASMR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장동규기자 dg.jang@brainbox.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