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다. 물론 여전히 학교나 학원을 통해 보충 학습을 하느라 정신없을 터. 하지만 솔직히 이때만큼 마음 편히 게임 하기 좋은 시기도 없다. 수능 수험생을 제외하면 시험도 멀리 있고 부모님의 간섭도 상대적으로 덜하니까. 그래서 방학이면 게임 관련 업계가 분주하다. 게이밍 기어 제조사도 마찬가지.
게이밍 기어는 게임을 좀 더 편하고 효율적으로 플레이하도록 도와주는 주변기기를 말한다. 굳이 프로게이머가 아니더라도 더 나은 성적을 노린다면 반드시 갖춰야 할 장비다. 특히 화면 전환이 빠르고 찰나의 순간이 승부를 결정짓는 FPS 게임에서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보통 게이밍 키보드와 마우스, 그리고 헤드셋을 게이밍 기어로 꼽는다. 대부분 LED를 이용해 화려한 효과를 주거나 독특한 디자인을 입히고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한 부가 기능을 넣는다. 인식 속도와 dpi(인치 당 도트 수)를 높이거나 여러 가지 키 조합을 묶은 매크로 버튼을 추가하기도 한다. 오래 사용해도 부담 없도록 인체 공학 디자인을 적용하고 무게 조절 기능을 담은 제품도 있다. 헤드셋의 경우 팀원과의 원활한 소통과 주변의 미세한 소리까지 구현하기 위해 성능을 강화한다.
▲ 출처: 다나와리서치
다나와리서치에서 게이밍 기어의 데이터를 뽑아보면 주로 방학에 판매량이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수능이 끝나는 11월부터 졸업과 입학 시즌이 맞물려 있는 겨울방학에 더 많이 팔리긴 하지만 여름방학이 있는 7~8월도 다른 기간에 비해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전반적으로 예년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추세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5월. 평소 같으면 최저점을 찍어도 이상할 게 없는 기간이지만 오히려 7월과 비등한 수준까지 올랐다. 작년 5월에 비해 188%나 높은 수치. 이는 5월 24일 출시한 오버워치 덕으로 볼 수 있다. 200주 넘게 1위 자리를 지키던 리그오브레전드를 밀어낼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팀 기반 FPS 게임이다. 지난 5일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출시한 지 70일 만에 전 세계적으로 1,500만 명이 넘는 플레이어를 확보했다고.
▲ 출처: 다나와리서치
게이밍 기어 중에서는 대체로 마우스가 잘 나가는 편이다. 지난해부터 판매된 게이밍 기어를 종류별로 취합해보면 게이밍 마우스가 매월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일 비중이 적은 건 헤드셋.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키보드는 20~30% 사이를 오가다가 게이밍 기어 성수기 때만 약간씩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엔 모니터도 게이밍 기어로 꼽히는 분위기다. CPU나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올라가면서 그래픽 표현력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 보통 게이밍 모니터는 일반 모니터보다 주사율이 높다. 일반 모니터가 지원하는 건 60Hz. 1초에 60장의 이미지를 구현한다. 이에 반해 게이밍 모니터는 1초에 60장 이상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같은 장면이라도 잔상이 적고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는 것. 덕분에 FPS 게임을 주로 하는 게이머들이 많이 찾는다.
▲ 출처: 다나와리서치
요즘 게이밍 모니터 중에선 144Hz 모니터가 인기다. 올해 1~7월에 판매된 게이밍 모니터 중 76%가 144Hz였다. 2년 전만 해도 14%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말 그대로 급성장하는 중. 판매량도 이미 작년 수량을 넘어섰다. 지난 7개월 간 판매량이 지난해 전체보다 17.7% 더 많다.
지난해 38.4%의 점유율을 보이던 120Hz는 올해 14%로 줄어들었다. 아무래도 오버워치가 144Hz 모니터를 지원하다 보니 수요가 줄어든 것. 참고로 75Hz와 160Hz 모니터의 경우 올해 새롭게 출시했지만 각각 4, 2%의 점유율을 보이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한만혁 기자 mhan@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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