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것을 모두 사는 것은 어렵다. 우리는 금수저가 아니니까. 결국 가격 대비 얼마나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지, 가심비를 따질 수 밖에 없다.

최근, 게이머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신제품들의 가격이 한꺼번에 공개되면서 게임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모두 무척이나 탐나는 신제품이지만, 선뜻 지갑을 열만한 가격대는 아니기 때문에, 얼마에 나오게 될지 관심을 모았던 제품들이다.

경쟁사인 MS가 XBOX 시리즈 X 가격을 499달러로 발표해 과연 얼마로 나오게 될지 관심을 모았던 소니의 차세대 게임기는 비싸게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경쟁기기와 동일한 가격인 499달러, 국내 판매 가격은 국내 판매 가격은 628,000원으로 결정됐다. 디스크를 지원하지 않는 디지털 에디션은 399달러, 국내 판매 가격은 498,000원이다.

499달러를 환율로만 따지면 약 58만원이지만, 부가세 등을 고려하면 예상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는 금액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경쟁 기기인 XBOX의 가격과 비교해보면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다. 상위 모델인 XBOX 시리즈 X는 같은 499달러이지만, 국내 판매 가격은 PS5보다 3만원 저렴한 598,000원으로 결정됐으며, 성능을 낮춘 보급형 기기인 XBOX 시리즈 S는 299달러, 국내 판매 가격은 398,000원으로 결정됐다.

XBOX 시리즈 X가 PS5보다 3만원 저렴한 금액으로 나오긴 했지만, PS5가 비싸게 가격을 책정했다기 보다는,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싶은 MS가 공격적으로 가격을 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관심을 모으는 것은 PS5 디지털 에디션이다. 아예 성능을 낮춘 XBOX 시리즈 S와 달리 디스크만 제거하고 동일한 성능을 제공하면서, 가격은 13만원 저렴하기 때문이다. 최근 구매와 플레이의 편의성, 할인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다운로드 버전 구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콜렉션 취미가 있는게 아니라면 PS5 디지털 에디션이 여러모로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경쟁기기인 XBOX 시리즈 X도 솔깃한 모델이 있다. SKT와 함께 진행 중인 XBOX 올 액세스 상품이다. XBOX 올 액세스는 게임패스와 XBOX 기기 대여가 합쳐진 상품으로, 월 39,900원의 금액에 XBOX 시리즈 X와 XBOX 게임패스 얼티밋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2년간 XBOX 올 액세스를 이용하면 XBOX 시리즈 X 기기를 소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XBOX 게임패스 얼티밋 상품의 가격인 16,700원을 빼면, 월 23,200원씩 24개월 무이자 할부로 총 556800원에 XBOX 시리즈 X를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그냥 XBOX 시리즈 X를 구입하는 것과 비교해도 약 4만원 정도 저렴한 가격이다. MS가 XBOX 게임패스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소니에게 치킨 게임을 건 느낌이다.

차세대 게임기로 발매될 게임 가격도 난리다. PS4 시절보다 1만원 이상 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4K 그래픽에 60프레임을 지원하는 게임을 개발해야 하니 개발비가 상승하게 되고, 이로 인해 게임 가격까지 상승하는 당연한 흐름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게임 하나 구입할 때의 비용 부담이 이전보다 훨씬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것이 구독형 게임패스 상품으로 저렴한 가격에 여러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XBOX와 여전히 AAA급 독점 게임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PS5의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PC쪽은 최근 엔비디아가 발표한 RTX 3080 가격 때문에 난리다. 3080이 15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판매된 전세대 최상위 모델인 2080TI보다 훨씬 향상된 성능에도 불구하고, 이전 세대 동급 기종인 2080 때와 동일한 가격으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특히, 레퍼런스 모델 기준 해외 가격이 699달러이지만, 이전 세대 모델들도 국내 가격은 해외 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판매됐기 때문에, 이번에는 업자들이 얼마나 더 가격을 올려서 팔지 관심이 집중됐다.

실제로 지난 17일 발표된 MSI 3080 제품은 레퍼런스 제품보다 기능이 향상된 제품이긴 하나, 14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올라와 소비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바로 발표된 에이수스 3080 제품은 레퍼런스 제품보다 향상된 오버클럭 버전임에도 불구하고 90만원대로 발표돼 분위기가 반전됐다. 699달러는 현재 환율로 약 81만원이니, 부가세, AS 비용 등을 고려하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합리적인 가격이다.

이 때문인지 MSI 3080 제품은 판매 중단 처리된 상태이며, 경쟁사들의 제품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는 가격을 책정하기 힘들게 돼 게이머들이 환호를 보내고 있다.

VR 게임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큘러스가 발표한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 가격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이전 제품보다 훨씬 가볍고, 향상된 성능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이전 세대보다 100달러 할인된 금액으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299달러로 발표된 64GB 모델의 국내 가격은 414,000원, 399달러로 발표된 256GB 모델의 국내 가격은 553,000원으로 결정됐다.

특히, 이 가격은 위치 인식 기능을 지원하는 터치 컨트롤러 2개가 포함된 금액이며, PC에 연결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독립형 모델이면서, PC에 연결하면 PC용 VR 게임까지 즐길 수 있는 오큘러스 링크 기능도 지원한다.

기존에는 VR 게임을 즐기려면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VR 기기를 구입해야 하고, PC 역시 최소 200만원 이상을 투자해 최상급 성능을 갖췄어야 해서 일반인 입장에서는 취미 생활로 투자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오큘러스 퀘스트2는 게임기 수준으로 부담이 줄어들어, VR 게임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도전해볼만한 가격대가 됐다. 오큘러스 퀘스트2가 많은 이들이 바라던 VR의 대중화를 드디어 실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