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도치 않은 가속 상황, 흔히 급발진이라 의심 신고가 최근 5년 동안 170건 가까이 접수되었다. 주행 중 일어나는 이러한 현상에 운전자들은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량의 속도가 줄어들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교통안전 공단은 이런 긴급한 상황에 가장 효과적인 대처 방법은 주차브레이크를 사용해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난 8일, 경기도 화성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주행시험장에는 국내 판매 중인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가 시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차량들을 통해 의도치 않은 가속상황을 가정한 ‘비상상황 대응요령 시연’이 진행됐다.

최근 국내에서 발생된 급발진 사고들은 가속페달에 이물질이 끼어 감속할 수 없거나, 운전자의 부주의로 인한 상황도 있는 만큼 운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일부 급발진 의심 사고들은 차량의 이상 가속 현상으로 인해 브레이크를 밟았음에도 불구하고 차량의 속도가 줄지 않아 큰 인명사고로 이어졌다. 전체 판매 차종 가운데 급발진 의심 사고의 발생 비율은 낮지만, 운전자가 대처할 방법이 명확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 차량보다 강한 토크와 가속력으로 큰 사고로 이어진다.

급발진 사고 시 가장 먼저 해야하는 일은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다. 두 발로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는게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조치다.

이후에도 속도가 줄지 않는다면, 기어를 중립으로 변환하고 전자식 파킹브레이크(EPB)를 작동해야 한다. 국내 판매 중인 전기차에는 모두 EPB가 적용되어 있지만, 내연기관 차량에는 여전히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파킹 브레이크가 적용되어 있다. 핸드 브레이크라고도 불리는 수동식 파킹 브레이크는 위급 상황이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빠른 속도에서 조작하는 경우 차량이 미끄러지거나 전복되는 상황으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시연에서는 권고되지 않았다.

반면 EPB는 풋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더라도, 독립적으로 작동되는 구조이며 차량의 속도를 서서히 낮출 수 있는 만큼 위급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일반적인 주행상황에서 주차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것은 브레이크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제조사들이 배포하는 차량 메뉴얼에는 긴급 상황 시 EPB를 통한 제동에 대해 언급되어 있다. 일반적인 제동거리보다 길어질 있고, 브레이크 마모가 심해질 수 있지만 위급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방법이 기재되어 있다.

실제 경험해 본 급발진 대처 방법은 단순하지만, 효과적이었다. 시연한 연구원들은 시속 100km/h의 속도로 가속하던 중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고 EPB 조작만으로 차량을 정차시켰다. 직접 체험했던 상황은 안전을 위해 시속 60km/h 속력으로 가속했다. 가속페달을 밟은 상태에서 EPB를 지속적으로 당기자 차량의 속도가 서서히 줄기 시작했다. 전기차의 강한 회생제동과 같은 느낌이었다. 차량의 거동도 안정적이었다.

차량이 멈춘 후엔 기어를 N으로 바꿔 동력을 차단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동을 꺼야 하는데, 이때 시동 버튼을 한번 누르는 것으로 시동이 꺼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대부분의 차량이 시동 버튼은 3초이상 지속적으로 누르거나, 3초이내 3번 누르는 것으로 긴급 상황에서 시동을 끌 수 있다.

이러한 긴급 상황시에 대처하는 방법을 평소에도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황하지 않고, 1)풀브레이킹 작동 2)EPB 지속 작동 3)N단 변속 4)시동끄기 의 과정을 수행 할 수 있도록 각 버튼의 위치를 익히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일련의 대처는 블랙박스나 차량의 운행정보에 기록되는 만큼 사고 이후 과실을 판정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물론, 제작사의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제작사가 차량 판매 시 EPB 작동 방법을 안내할 필요가 있으며, 조작하기 쉬운 위치에 장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주행 중 비상제동 장치 작동 시 동력이 차단되게 하거나, 제동거리를 단축하도록 시스템 개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급발진 의심 등 차량 결함 의심 사고에 대해 조사할 수 있는 국내 전문기관은 한국교통안전공단(TS)이 유일하다. 그만큼 이번 시연 행사는 올바른 대처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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