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8월 16일,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표하고, 기후 변화 대응과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5,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후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을 강화하기 위해 보조금을 활용하며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지만, 실제로 미국의 탈중국 전략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2024년 5월 기준으로 발표된 총 투자액은 3,820억 달러에 달하며, 이 중 70%는 반도체 부문에, 나머지 30%는 전기차 및 재생에너지 부문에 투자됐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전기차 및 관련 제품에 필요한 배터리의 7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전기차 시장의 둔화와 함께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포드는 미시간주 배터리 공장을 축소하고 테네시주 전기차 생산을 연기했으며, LG그룹은 애리조나주 배터리 공장 건설을 중단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의 70%가 중국에서 수입되었으며, 이는 2020년 대비 약 30% 증가한 수치다. IRA 시행 이후에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태양광 패널의 경우 중국산 제품이 동남아시아를 통해 우회 수입되는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미국은 신재생에너지로 300GW의 전기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태양광 패널 생산이 부족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24년 6월 기준, 태양광 패널 수입의 80%가 아세안(ASEAN) 국가들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높은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동남아시아를 경유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IRA만으로는 공급망을 탈중국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파나소닉 에너지 북미의 CEO 앨런 스완은 "중국이 배터리 공급망에서 10년 앞서 있다"며, 미국이 이를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선을 치르고 있는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은 곧 경제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기후 변화 대응에 있어 바이든보다 급진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조금 정책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높은 관세 부과를 강조하고 있으며, 기후 정책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는 8월 13일, 일론 머스크와 만난 자리에서 테슬라의 제품을 칭찬하면서도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 만남 이후 트럼프의 전기차 산업에 대한 입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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