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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오토뉴스

    자동차 디자인과 제2차 세계대전 (2)

    2024.08.19. 11:21:12
    읽음453


    연합군의 기동 차량 이었던 GP-W는 연합군의 승리 이후 지프(Jeep)라는 이름으로 계속 발전해서 오늘날 SUV의 모태가 됩니다. 그런데 만약 전쟁이 동맹군, 혹은 독일군의 승리로 결말이 났더라면, 오늘날의 SUV들은 쉬빔바겐의 영향으로 수륙양용 차량 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역사에는 만약은 없다고 합니다만….

    1945년에 2차 대전이 끝나고, 평화 체제로 변한 유럽에는 승용차와 트럭 등 많은 교통수단이 부족하였으나 신형 차량을 개발한다는 것은 시간적으로나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었으므로, 전쟁 이전 1930년대 후반에 개발되었던 차량들이 다시 생산되기 시작합니다.



    2차대전이 끝난 뒤 미국의 경제 여건은 나쁘지는 않았으며, 본토에는 전쟁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자동차산업에서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전장에서 활약했던 지프가 민간용 차량으로 개발되는 등 차량의 다양화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미국과는 달리 유럽은 지형과 도시 구조가 복잡한 데다가, 전쟁 후의 경제사정 때문에 소형이면서 구조가 간단하고 장식이 적은 스타일이 주류를 이루게 됩니다. 그리하여 차체의 곡면이 비교적 크고 선의 처리도 간결하게 정리되었습니다. 물론 이건 대체로 그런 경향이 나타났다는 것이고, 모든 차들이 다 똑같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독일과 함께 2차대전의 패전국이 된 이탈리아 역시 종전 이후 민간용 차량의 생산을 재개하는데요, 피아트(Fiat)와 란치아(Lancia), 그리고 1947년에 설립된 페라리(Ferrari)등이 주요 자동차 메이커였습니다. 이들이 1940년대에 만들어낸 차량들의 엔진이나 차체는 크지 않았고, 차체 스타일은 1930년대와 같은 분리형 펜더를 가지고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간결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차 대전의 기간을 포함한 1940년대에 만들어진 차량에서 보이는 뚜렷한 디자인 특징은 ‘단순화’와 ‘통합화’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약간 ‘뚱뚱한’ 차체 형태를 보여줍니다. 이런 경향은 미국의 차량에서 먼저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후 유럽의 차량들도 분리형이었던 펜더(fender)와 측면의 발판(running board)은 보다 단순한 형태로 정리되면서 부피가 커지게 됩니다. 즉 차체를 하나의 형태로 단순화시키면서 둥글게 다듬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군수품의 생산에 치중한 것의 영향으로 차량 개발이 다양하게 이루어지지는 못한 측면이 있었지만, 군수 장비를 위한 엔진의 개발은 전쟁 중에도 계속 이루어졌고, 그에 따라 엔진 기술이 발달하였습니다.



    이 시기의 미국 차량들의 엔진들은 보편적으로 V형 8기통이었으며, 배기량은 300 큐빅 인치(cubic inch: 약 6,100cc) 내외로 매우 큰 용량의 것들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배기량을 나타내는 ‘300’ 이라는 숫자가 차량의 이름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 시기 미국의 차량 스타일 역시 다소 둔탁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것은 통합화와 아울러 전쟁의 영향으로 튼튼한 이미지를 선호하게 된 이유로 보입니다.



    그러나 195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미국 차량들의 스타일은 둔탁함에서 벗어나 긴 차체에 날개 형태의 장식을 붙이면서 화려한 성향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비행기 날개 모양의 테일 핀(tail fin)인데요, 이 시기의 제트 추진 항공기의 실용화와 함께 그에 대한 관심이 차량 디자인을 통해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테일 핀은 사실상 차량의 성능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장식에 불과했습니다. 6 미터에 가까운 차체에 대형 크롬 도금 라디에이터 그릴과 번쩍이는 테일 핀(Tail fin) 장식, 그리고 현란한 인테리어 디자인 등으로, 효율성보다는 화려함에 치중하는 디자인 경향이 이 시기의 미국 자동차에서 절정을 이루게 됩니다.



    1950년대 말에 이르러서는 유럽의 자동차산업도 전쟁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본 궤도에 오르면서 발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독일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고성능 차량의 개발이 이루어졌지만, 실질적으로 대중들을 위하여 개발되어 보급된 것은 소형 승용차가 중심이었습니다.



    그들 중 대표적인 것이 1957년에 등장한 피아트 500으로, 배기량이 479cc, 499cc, 594cc 등 세 가지였고, 3m 길이에 차 폭은 1.3m의 초소형이었습니다. 또 다른 대전 후 유럽의 대표적 소형차는 1959년에 등장한 영국 오스틴(Austin)의 미니(Mini) 입니다. 미니는 차체의 길이 3m에 850cc의 34마력 엔진을 가로 탑재(transverse mounting)한 앞 바퀴 굴림 방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들 피아트 500과 미니는 경제성과 효율성을 추구한 소형차라는 점이 공통점이었습니다. 한편, 2차대전 이후부터 비로소 보급된 클래식 비틀은 조금 더 큰(?) 소형차로써 또 다른 발전의 길을 걷게 되고 2003년까지 무려 60여년 동안 생산됩니다.



    클래식 비틀은 엔진이 차체 뒤쪽에 탑재되면서 후륜 구동(後輪驅動) 방식으로, 차량의 중량 균형과 주행성능 향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클래식 비틀은 나중에 포르쉐 356을 거쳐 정통 고성능 스포츠카로 발전되었고, 효율성을 추구했던 전륜 구동 방식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대부분의 승용차에 적용된 구동방식으로 발전됩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사회 경제적인 상황은 세계의 자동차 산업을 유럽과 북미 대륙이라는 지역적 구분 이외에도, 소형화와 대형화 라는 뚜렷이 대비되는 특성으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차량 크기의 차이에 그치지 않고 차량의 기술과 차체 내, 외장 디자인에도 영향을 끼쳐서, 유럽과 북미대륙을 기준으로 서로 대비되는 성격을 가지는 자동차의 등장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대비되는 두 대륙의 차량 특성은 오늘날의 자동차 디자인 다양성의 근원이 되었으며, 차량 디자인과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평가 기준과 가치 기준을 만들어 냈고, 또한, 차량을 판단하는 가치관의 다양화를 이루는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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