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주행 기술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2025년에 본격화될 전망이다. 맥킨지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시장은 2035년까지 약 4,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시장 확대와 기술 상용화가 반드시 제조사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줄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초기 투자 비용과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 그리고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장벽들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은 경고 시스템과 같은 부분적 지원 기능에서부터 완전 자율주행까지 총 0단계에서 5단계로 나뉘어 있다.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현재 2단계에서 3단계 기술을 도입한 차량을 시장에 내놓고 있으며, 일부 선도 기업들은 4단계 기술을 테스트 중이다. 미국의 웨이모와 중국의 포니.ai, 바이두는 이미 특정 구역에서 4단계 자율주행차인 로보택시를 운행하며 기술의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카나리스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24년에 판매된 차량 중 자율주행 기술의 일부를 탑재한 2+단계 차량은 5.5%에 불과했다. 이는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도로 인프라 개선, 차량 간 통신 기술 표준화, 관련 법규 마련 등이 주요 과제로 지적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AI 규제 완화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의 정책이 자율주행차 도입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AI 개발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기술 혁신을 지원하는 정부 효율화 부서를 신설할 계획이다. 이 부서의 책임자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임명되었으며, 이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I 및 자율주행 기술 규제가 완화되면, 자동차 제조사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술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정부 차원의 시범 프로젝트 확대와 인프라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자율주행 경쟁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시장은 중국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최소 19개 기업이 완전 자율주행 차량의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2040년까지 중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90%가 3단계 이상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미국의 65%와 비교되는 수치로, 중국이 자율주행 기술에서 얼마나 앞서 나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중국 정부는 자율주행 기술을 국가 차원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인프라 개발과 규제 완화를 통해 기술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주요 도시에서는 자율주행차 전용 도로와 테스트 구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소비자 요구와 가격 경쟁
자율주행 기술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제조사들에게 도전 과제도 제시한다. 번스타인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의 절반이 전기차 구매 시 자율주행 기능이 추가 비용 없이 제공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 요구는 제조사들이 기술 개발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씨티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까지 20만 위안(약 2만 8,000달러) 이하의 차량에도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자율주행 기술이 더 이상 고급 옵션이 아니라 필수적인 기능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도입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점에서 제조사들은 기술 개발 비용과 소비자 기대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중국 EV 대기업 비야디(BYD)는 과거 자율주행차 개발을 부정했던 창업자의 입장과 달리, 현재 140억 달러를 투자해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토요타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자율주행 기술 혁신을 위해 1조 7,000억 엔(약 113억 달러)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독일 폭스바겐은 중국의 샤오펑(Xpeng)과 협력해 7억 달러를 투자하며, 자율주행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또한, 리오토(Li Auto), 샤오미(Xiaomi) 등 기술 선도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5년은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는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술 발전과 상용화가 반드시 높은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조사들은 신중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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