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쉬는 지능형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제공하는 기회를 빠르게 인식하고 초기 단계부터 이에 집중해오고 있다. 이번 CES 2025을 통해 보쉬는 전기 자전거, 레이싱카, 스마트홈 솔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쉬는 최신 기술을 선보이며, 사람 중심의 기술 개발과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드웨어에서 디지털 솔루션으로의 전환
보쉬는 전통적인 하드웨어 제조업체에서 디지털 솔루션 기업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번 CES에서 보쉬는 "Coded like a Bosch"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모든 디지털 활동의 기본을 이루는 '코드'를 중심으로 한 기술 철학을 강조했다. 이 철학은 안전, 편리성,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디지털 솔루션 개발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보쉬의 목표를 반영하고 있다.

전기 자전거: AI와 스마트 연결로 새롭게 정의되다
● 배터리 잠금: 도난 방지 기술
보쉬는 전기 자전거 사용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문제 중 하나인 배터리 도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 '배터리 잠금' 기능을 선보였다. 스마트폰이나 자전거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배터리를 비활성화하면, 배터리는 도난 시 아무 쓸모가 없게 된다. 이 기술은 자전거 사용자들에게 더 큰 안전성을 제공하며, 배터리 관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 주행 거리 제어: AI를 활용한 주행 최적화
'주행 거리 제어'는 보쉬의 Ebike Flow 앱을 통해 제공되는 기능으로, 사용자가 계획한 경로에서 배터리 소모를 최적화한다. 이 기능은 시스템 무게, 설치된 구성 요소, 경로의 고도, 사용자의 주행 습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배터리의 예상 주행 거리를 계산한다. 사용자는 이 정보를 통해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에 배터리가 방전될 위험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 AI 기술은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주행 효율성을 높이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레이싱카: 기술 혁신의 극한을 시험하다
● LMDh 레이싱카: 하이브리드 기술의 결정체

보쉬는 CES 2025에서 LMDh 하이브리드 레이싱카를 선보였다. 이 차량은 내구 레이스 대회인 르망(Le Mans)과 데이토나(Daytona)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보쉬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핵심으로 한다. 특히, 이 차량에는 클라우드 기반의 '레이스 커맨드' 플랫폼이 탑재되어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경주 중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 전기 브레이크 시스템의 인간 중심 설계
보쉬는 전기 브레이크 시스템을 활용해 사고로 인해 장애를 겪게 된 레이싱 드라이버 로버트 위킨스(Robert Wickens)가 레이스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왔다. 기존의 물리적 브레이크 시스템을 대체한 이 기술은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제동 토크를 정밀하게 제어하며, 사용자 맞춤형 설계를 가능하게 했다. 이를 통해 위킨스는 사고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차량을 제어하며, 경주를 이어갈 수 있었다.

● 레이싱 기술의 확장성
보쉬의 레이싱 기술은 단순히 레이싱카를 빠르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을 다른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전기 브레이크 시스템은 다양한 차량에 적용될 수 있으며, 장애를 가진 레이싱 드라이버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기술의 인간 중심적 사용과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AI 기반 경고 시스템
보쉬의 '롱웨이 드라이버 워닝' 시스템은 AI를 활용해 고속도로 진입로와 출구로 향하는 차량의 방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익명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이 허용된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아니면 반대 방향으로 진입하고 있는지를 감지한다. 반대 방향으로 진입하는 차량이 확인되면 해당 운전자에게 경고가 발송되며, 동시에 다른 운전자들에게도 위험 상황을 알린다.

실질적인 교통 사고 예방 효과
미국 연방 고속도로 관리국(FHWA)에 따르면, 2022년 동안 롱웨이 드라이빙으로 인한 사망자는 700명 이상으로, 이는 지난 5년간 약 60% 증가한 수치다. 보쉬는 이 시스템이 그러한 사고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ES 2025에서 보쉬는 Sirius XM Connect와의 협력을 발표하며, 해당 경고 시스템을 Sirius XM의 모빌리티 안전 앱으로 통합해 더 많은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임을 밝혔다.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협력
보쉬는 폭스바겐 그룹의 소프트웨어 자회사인 카리아드와 협력해 모든 가격대의 자동차에 자동화 운전 기능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협력은 하드웨어 독립적이고 확장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동화 기술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얼 모션 관리 시스템
보쉬의 '리얼 모션 관리(Real Motion Management)' 시스템은 이 협력의 중요한 성과 중 하나로, 차량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제어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이 시스템은 폭스바겐 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차종에 적용될 예정이며, 미래의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oftware-Defined Vehicle) 구현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고객 지원에서 요리까지 AI 활용
보쉬는 생성형 AI를 통해 고객 지원과 일상 생활의 편리함을 혁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차량 고장 시 AI 기반 고객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스마트 오븐에 AI를 적용해 요리 과정을 자동화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러한 기술은 사용자의 생활을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준다.
AI 교육과 확산
보쉬는 전 세계적으로 AI 교육을 확대하며, 직원들에게 AI 기술을 교육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65,000명 이상의 직원이 AI 관련 교육을 이수했으며, 보쉬의 AI 아카데미는 가상 및 대면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보쉬는 AI 기술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보쉬는 글로벌 입지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미국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보쉬는 최근 존슨콘트롤즈(Johnson Controls)의 주거용 및 소규모 상업용 건물을 위한 글로벌 냉난방, 환기 및 공조 솔루션 사업을 인수하여 미국 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을 발표했다. 총 80억 달러(74억 유로)에 달하는 이번 거래는 보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이다. 현재 보쉬는 캘리포니아 로즈빌(Roseville, California)에 위치한 칩 공장에 탄화규소 칩 생산을 위한 최신 제조 시설을 갖추고 중요한 판매 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서 제조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이 특수 반도체는 전기 모빌리티의 핵심 부품이다.
향후 몇 년 동안 보쉬는 로즈빌에 19억 달러(약 18억 유로) 이상을 투자하여 2026년부터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된 실리콘 카바이드 칩을 공급할 계획이다. 보쉬 북미 사장 폴 토마스(Paul Thomas)는 “난방 및 칩 사업에 대한 큰 투자는 보쉬에게 미국 시장이 얼마나 전략적으로 중요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CES 2025 현지 취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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