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이디파워 내구 품질 조사에서 현대차가 산업 평균 아래로 평가됐다. (현대자동차)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신차 구매 후 3년이 지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미국 시장의 내구 품질 조사에서 현대차와 제네시스가 산업 평균을 밑돌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하위권에 그치는 수모를 당했다.
지난 2021년 내구 품질 조사에서 일반 브랜드 최초로 1위에 오른 기아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내구 품질은 만족도에 따라 같은 브랜드를 재구매하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국산차 전반에 대한 품질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적인 자동차 전문 조사 기관 제이디파워(J.D.POWER)가 발표한 '2025 내구 품질 조사(VDS)'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는 222점으로 20위, 제네시스는 213점으로 17위에 그치며 산업 평균(202)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현대차의 경우 100대당 222건의 품질 불만 사례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아는 196점으로 쉐보레(169점), 미니(190점)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해 11위로 밀려났다. 기아는 지난 2022년 조사에서 고급 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브랜드 1위에 오른 기록을 갖고 있다. 당시 현대차는 3위, 제네시스는 렉서스를 제치고 고급 브랜드 1위에 오르면서 역대 최고 평가를 받았다.
제이디파워 2025 U.S. Vehicle Dependability Study(VDS), 100대 당 불만 건수를 지수화한 것으로 점수가 낮을 수록 순위가 높다. (제이디파워)
지난 2023년에도 상위권에 포진했던 국내 브랜드의 내구 품질이 작년부터 급격하게 하락한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반도체 등 부품 공급 이슈 등으로 품질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다"라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모든 완성차 업체가 크게 다르지 않은 위기 상황을 겪은 만큼 국산차 품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각 차종 및 차급별 내구 품질 최우수 모델 목록에도 국산차는 단 한대도 선정되지 못했다.
총 30개 브랜드(테슬라 제외)를 대상으로 한 올해 내구 품질 조사에서 렉서스(140점)는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뷰익이 143점으로 뒤를 이었고 이어 마쓰다(161점), 도요타(162점), 캐딜락(169점) 순이다.
부문별 조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모델은 도요타 아발론이다. 도요타는 아발론과 함께 총 6개가 내구 품질 최우수 모델로 선정됐다. 지엠도 쉐보레 실버라도 등 6개 모델이 선정됐다.
올해로 36회째를 맞이한 제이디파워 내구 품질 조사는 구매 후 3년이 지난 차량을 대상으로 보유 기간 경험한 184개 영역의 품질을 토대로 이뤄진다. 제이디파워는 올해 조사의 특징으로 소프트웨어와 커넥티비티 결함과 관련한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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