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4년간 총 210억 달러를 투자하며 북미 시장 내 입지 확대와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24일(현지시간) 올해부터 2028년까지 자동차, 부품·물류·철강,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등 주요 분야에 걸쳐 미국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특히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능력을 기존 30만대에서 50만대로 확대하고, 루이지애나주에는 연간 270만 톤 규모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로보틱스,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도 미국 내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선다.
미국 내 톱티어 입지 강화와 한미 경제 협력 확대
이번 대규모 투자는 미국 제조업 부흥이라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부응함과 동시에, 글로벌 사업 기회를 선점하고 미국 내 톱티어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다양한 산업군과의 시너지를 통해 한국과 미국 간 경제 협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 분야에 걸친 구체적 투자 계획 공개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 계획을 ▲자동차 ▲부품·물류·철강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등 세 가지 분야로 나눠 집행한다.
자동차 부문: 미국 생산능력 120만대 체제 구축
자동차 부문에는 총 86억 달러가 투입된다.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연간 36만대), 기아 조지아공장(34만대), 올해 완공 예정인 HMGMA(30만대)를 포함해 현재 미국 내 연 100만대 생산체제를 갖춘 현대차그룹은, HMGMA를 20만대 증설하고 기존 공장의 설비를 현대화해 120만대 생산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부품·물류·철강 부문: 전기로 제철소 건설로 공급망 강화
부품·물류·철강 부문에는 61억 달러가 투입된다. HMGMA 증설에 맞춰 부품사의 설비도 함께 확충되며, 배터리팩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의 현지 조달도 확대된다. 특히 루이지애나에 신설되는 전기로 제철소는 고품질 자동차 강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관세 등 대외 리스크에 대한 대응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산업·에너지 부문: 로보틱스와 AI,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미래 산업과 에너지 분야에는 총 63억 달러가 집행된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로보틱스, AI, 도심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핵심 기술에 대한 미국 내 사업화를 본격화한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슈퍼널, 모셔널 등 현대차그룹 산하의 현지 법인들이 중심이 돼 관련 기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 내 혁신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등 신사업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다.
에너지 부문: 원자력·재생에너지·충전 인프라 확대
에너지 분야에서도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진다. 현대건설은 올해 말 미시건주에서 소형 모듈 원자로(SMR) 착공을 추진하며, 현대엔지니어링은 텍사스주의 태양광 발전소 사업권을 확보해 2027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해 미국 내 완성차 업체들과 구성한 초고속 충전 네트워크 연합체 '아이오나(IONNA)'를 통해 충전소 설치도 본격화한다.
국내 투자도 역대 최대 규모…24조3천억 원 집행
현대차그룹은 국내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 국내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연간 24조3천억 원을 투자한다. 이는 지난해 대비 19% 증가한 수준이다. 투자 항목은 ▲연구개발(R&D) 11조5천억 원 ▲경상투자 12조 원 ▲전략투자 8천억 원 등으로 구성된다.
R&D는 전동화,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 수소기술 및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된다. 경상투자는 생산시설 현대화와 고객 체험 공간 확충에 투입되며, 전략투자는 자율주행, AI 등 미래 핵심 기술 경쟁력 확보에 사용된다.
국내 EV 전용 공장 가동 본격화…PBV 및 대형 전기 SUV 생산
특히 전용 전기차 생산기지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기아 화성공장 내 EV 전용공장 ‘EVO Plant’를 준공해 맞춤형 PBV 전기차를 생산하고, 울산에 짓고 있는 현대차 EV 전용공장은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대형 SUV 전기차부터 다양한 차종의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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