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노화 열풍이 국내 식품업계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25년 대한민국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기대수명까지 늘어난 현실과 맞물려 가능한 오랜 기간 젊음을 유지하려는 소비 심리가 저속노화 트렌드를 견인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이 2023년 발표한 생명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83.5세로 10년 전보다 3년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건강한 식습관을 바탕으로 신체 노화 속도를 늦추려는 수요가 증가하며, 유통업계도 이에 발맞춰 새로운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저속노화를 위한 핵심은 식습관이다.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거나 대사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는 단순 당, 정제 탄수화물, 초가공식품, 육류, 알코올의 섭취를 줄이고, 저탄수화물, 저당, 고단백, 무알코올 중심의 식단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유통업계는 설탕과 알코올을 없애고, 탄수화물과 밀가루를 줄이며,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늘리는 콘셉트의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 ‘하이트제로0.00 포멜로’
하이트진로음료는 저속노화와 헬시플레저 등 건강 트렌드 확산에 따라 무알코올 맥주 ‘하이트제로0.00’의 전년도 매출이 35.4% 성장한 데 힘입어, 13년 만에 신제품 ‘하이트제로0.00 포멜로’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자몽 계열 과일인 포멜로를 첨가한 무알코올 맥주로, 기존 하이트제로0.00과 동일하게 올프리(All-free) 공법을 적용해 알코올 도수, 칼로리, 설탕을 모두 제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도 상쾌한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CJ제일제당 ‘햇반 라이스플랜’
CJ제일제당은 ‘햇반 라이스플랜’ 시리즈를 통해 저탄수화물 식단을 실천하려는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이 제품은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저속노화쌤’으로 불리는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교수의 레시피를 반영한 것으로, 식후 혈당 상승 억제, 혈중 중성지질 개선, 원활한 배변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을 함유하고 있다. 제품은 렌틸콩 현미밥+, 파로통곡물밥+ 등 2종으로 구성되며, 렌틸콩·귀리·현미·백미의 비율을 4:2:2:2로 맞춘 렌틸콩 현미밥+와 고대곡물 파로를 포함한 다양한 통곡물을 혼합한 파로통곡물밥+가 있다.
팔도 ‘팔도비빔면 제로슈거’
팔도 역시 국내 비빔라면 최초로 설탕을 첨가하지 않은 ‘팔도비빔면 제로슈거’를 출시하며 저속노화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제품은 알룰로스를 활용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무당류 표시기준(식품 100g당 또는 100ml당 0.5g 미만)을 충족한다. 팔도 특유의 액상수프 기술을 적용해 고유의 풍미는 유지하면서도 상큼함을 강조했으며, 밀가루 사용을 줄이고 전분 함량을 높인 신규 배합으로 면발의 탄력을 강화했다.
저속노화 식단이 점차 보편화되면서 유통업계의 제품 개발 방향도 ‘건강 유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단순한 저열량을 넘어서 설탕과 알코올의 배제, 탄수화물 제한, 단백질과 식이섬유 강화 등 식품 본연의 기능성에 주목한 제품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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