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이 3월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개발자 컨퍼런스 ‘Pleos 25’를 통해 소프트웨어 플랫폼 ‘Pleos(플레오스)’를 전격 공개하며, ‘모빌리티 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그룹은 SDV(Software-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개발 현황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차량용 앱 생태계, 글로벌 파트너십, 도시 단위 모빌리티 혁신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발표했다.
행사 기조연설에 나선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송창현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브랜드이자 기술 플랫폼인 ‘Pleos’를 소개했다. Pleos는 라틴어로 ‘더 많은’을 의미하는 ‘Pleo’와 운영체제(OS)의 합성어로, 사용자 중심의 기술을 바탕으로 보다 나은 이동 경험을 실현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를 담고 있다.
송 사장은 차량 제어용 운영체제인 ‘Pleos Vehicle OS’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Pleos Connect’도 함께 공개했다. Pleos Vehicle OS는 차량의 E&E 아키텍처 혁신을 통해 전통적인 제어기를 고성능 차량용 컴퓨터와 존 컨트롤러로 통합, 제어기 수를 약 66% 감축하며 차량 내 소프트웨어의 유연성을 극대화한 운영체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분리 구조를 통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기능 확장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Pleos Connect는 AAOS(Android Automotive OS)를 기반으로 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모바일 환경과의 연결성을 강화해 사용자가 익숙한 앱과 콘텐츠를 차량에서도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생성형 AI 음성 어시스턴트 ‘Gleo AI’를 탑재해 음성 제어, 개인화된 정보 제공, 앱 간 연동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용자 경험을 한층 향상시킨다. 해당 시스템은 2026년 2분기 출시 차량부터 순차적으로 탑재되며, 2030년까지 2천만 대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누구나 차량용 앱을 자유롭게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는 오픈 생태계 ‘Pleos Playground’도 함께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SDK, API 문서, 샘플 코드, 디버깅 도구 등을 제공해 개발자가 실제 차량 없이도 앱을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한다. 개발자는 앱 마켓을 통해 개발한 앱을 등록하고 배포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차량에서 앱을 다운로드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차량 내 소프트웨어 경험의 다양성과 유연성이 크게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행사에는 구글, 네이버, 삼성전자, 쏘카, 우버, 유니티 등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대거 참여해 현대차그룹과의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차량과 홈·모바일 간 연결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구글은 AAOS 기반 차량과 구글 서비스의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검색, 지도, 콘텐츠 기반의 차량 특화 AI 서비스를, 쏘카는 차량 공유 서비스와 연동한 초개인화 기능을 소개했다. 유니티는 리얼타임 3D 기반의 인카 엔터테인먼트 솔루션을 제안하며 콘텐츠 확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도시와 국가 단위의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협력 체계인 ‘Next Urban Mobility Alliance(NUMA)’의 구축 계획도 발표했다. NUMA는 교통약자 지원, 지방소멸 대응,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민관 협력 생태계로, 수요응답형 교통(DRT) 플랫폼 ‘셔클’, 교통약자용 디바이스 ‘R1’ 등을 중심으로 한국 및 유럽 도시에서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부문에서도 2027년 말까지 레벨2+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고성능 NPU와 대규모 학습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경량화된 AI 모델을 통해 차량을 스스로 진화하는 러닝 머신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특히 우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자율주행차 파운드리 사업도 본격화하며, 자율주행차의 개발, 인증, 공급 전반을 지원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현장에서는 Pleos Vehicle OS와 Connect를 탑재한 SDV 테스트베드 차량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클라우드 기반 관제 시스템 등이 전시되었고, 참가자들은 실제 차량에 탑승해 음성 제어, 앱 실행, 인카 게임 등을 직접 체험했다. 개발자들은 별도 세션을 통해 Pleos Connect SDK와 API를 활용해 샘플 앱을 개발·배포하는 실습에도 참여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행사를 통해 소프트웨어 기반의 차량 경험과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송창현 사장은 “Pleos 25는 현대차그룹이 기술 중심 자동차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파트너, 개발자, 지자체와 함께 클라우드 기반 모빌리티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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