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타차 따라잡아 부에 연장 승리…1년 5개월 만에 통산 7승째
통산 상금 1천만달러 돌파…역대 28번째·한국 선수 9번째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김효주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년 5개월의 침묵을 깨고 통산 7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또 LPGA 투어에서 역대 28번째로 통산 상금 1천만달러(약 147억원)를 돌파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김효주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월윈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포드 챔피언십(총상금 225만달러) 최종일 연장전에서 릴리아 부(미국)를 제압했다.
둘은 똑같이 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4라운드를 마치고 18번 홀(파4)에서 연장전을 치렀다.
첫 번째 연장전에서 김효주는 1.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고, 부는 3m 버디 퍼트를 놓쳤다.
김효주가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23년 10월 9일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 제패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김효주는 LPGA 투어 통산 7승 고지에 올랐다.
올해 LPGA 투어에서 챔피언에 오른 한국 선수는 김아림에 이어 김효주가 두 번째다.
지난해 LPGA 투어 대회 출전이 18번에 그쳤고 톱10에 3번만 진입하는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출전권을 간신히 확보했던 김효주는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우승자 대열에 합류하면서 강호의 면모를 되찾았다.
이 대회에 앞서 이번 시즌에 출전한 네 차례 대회에서 두 번 톱10에 입상하면서 경기력이 되살아났음을 알렸던 김효주는 "겨울 훈련을 열심히 했다. 효과가 이렇게 빨리 나타날 줄 몰랐다"고 기뻐했다.
겨울 훈련 동안 샷 정확도는 물론 비거리를 늘린 데다 이번 대회부터 사용한 새 퍼터도 우승에 톡톡히 한몫했다.
김효주가 대회 개막 직전에 받아쥔 퍼터는 최근 인기가 높은 제로 토크 방식 퍼터다.
김효주는 "오늘 감이 나쁘지 않아서 차근차근 하나씩 버디를 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 33만7천500달러(5억원)를 받은 김효주는 통산 상금 1천만달러를 돌파하고 액수를 1천7만1천237달러로 늘렸다.
LPGA 투어에서 통산 상금 1천만 달러를 넘어선 선수는 김효주가 28번째이며 한국 선수로는 박인비, 양희영, 고진영, 김세영, 박세리, 유소연, 최나연, 김인경에 이어 9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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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릴리아 부에게 4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효주는 신들린 퍼트로 버디 9개를 잡아내며 8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역전극의 발판을 놨다.
4라운드 5번 홀까지 3타를 줄여 추격에 시동을 건 김효주는 7∼11번 홀 연속 버디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부는 9번 홀(파4) 짧은 파퍼트를 놓쳐 김효주에게 2타 차로 밀렸다.
김효주는 그러나 버디를 잡아야 할 12번 홀(파5)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삐끗했다.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진 탓에 네 번 만에 그린에 올라와서 1m가 조금 넘는 파퍼트를 놓쳤다.
부는 12번 홀(파5) 버디로 다시 공동 선두로 복귀했다.
앨리슨 코푸즈(미국), 지노 티띠꾼(태국)마저 공동 선두에 합류해 우승 경쟁은 혼전 양상으로 빠져들었다.
하지만 김효주는 다시 힘을 냈다.
16번 홀(파4) 그린 밖에서 퍼터로 친 세 번째 샷이 홀에 떨어지면서 맨 먼저 22언더파를 치고 다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부가 14번 홀(파4) 버디로 다시 공동 선두로 따라오자 17번 홀(파5)에서는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두 번 퍼트로 다시 앞섰다.
부는 17번 홀에서 멋진 벙커 샷으로 1타를 더 줄여 끝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김효주의 달아오른 경기력을 당해내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부는 이날 4언더파 68타를 쳤다.
코푸즈가 3위(21언더파 267타)에 올랐다.
이미향과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공동 6위(18언더파 270타)를 차지했다.
기대를 모았던 윤이나는 공동 22위(14언더파 274타)에 그쳤다.
대회 2연패에 도전했던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도 윤이나와 함께 공동 22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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