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기반 오토파일럿을 탑재한 테슬라 모델 Y는 도로가 그려진 스크린을 인식하지 못하고 돌진했다 (마크 로버 유튜버 캡처)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자율주행 시스템의 라이다(LiDAR) 센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머스크는 지난 2019년 자율주행에 라이더가 쓸모없다고 주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X 게시물을 공유하고 "라이다는 어리석은 짓"이라며 "사람은 운전을 할 때 눈에서 레이저를 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테슬라 자율주행을 체험하면 카메라 센서와 AI만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바로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나사(NASA) 엔지니어 출신의 유튜버 마크 로버(Mark Rober)가 최근 대형 스크린의 가짜 영상을 인식하지 못한 테슬라 모델 Y 영상을 공개한 이후 처음 나온 반응이다.
마크 로버의 영상에서 테슬라 모델 Y는 폭우나 안개 속에서 마네킹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 받는가 하면 도로와 주변 모습이 담긴 스크린을 그대로 뚫고 나가면서 카메라 센서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모델 Y와 다르게 라이다 센서를 장착한 렉서스 RX는 대형 스크린을 포함한 모든 장애물을 정확하게 인식했고 비상 제동에도 성공했다.
영상이 공개된 직후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와일 E 코요테(Wile E. Coyote)'라는 조롱을 받았다. 와일 E 코요테는 미국 고전 애니메이션 '루니 툰즈(Looney Tunes)'에서 주인공을 집요하게 쫓아다니지만 늘 실패하는 캐릭터다.
카메라와 AI 자율주행 시스템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드러났는데도 머스크가 라이더를 여전히 비싸고 비효율적인 것으로 폄하하자 그의 집착을 비꼰 것이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카메라와 AI를 이용한 '테슬라 비전(Tesla Vision)’으로 자율주행 시스템 진화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최근 테슬라가 라이다 센서를 대량 구매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머스크의 기존 입장과 상반된 행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센서 전문업체 루미나(Luminar)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체 매출의 10% 이상이 테슬라에 판매한 라이다 센서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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