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쌔신크리드로 유명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게임 회사 유비소프트가 텐센트의 손에 들어갔다.
정확히는 유비소프트가 대표 IP인 어쌔신 크리드, 파 크라이, 레인보우 식스를 전담할 신규 자회사를 설립하고, 텐센트가 여기에 11억 6천만 유로(약 1조 8,349억)을 투자해 지분 25%를 확보한 것이지만, 유비소프트의 핵심 IP가 여기에 몰려 있다보니, 텐센트의 품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실제로, 유비소프트 주가는 그동안 스컬 앤 본즈, 스타워즈 아웃로 등 주요 작품들의 연이은 실패로 인해 하락세를 보이다가, 텐센트 투자 유치 소식 이후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다시 급락해 텐센트 투자 유치 이전의 주가로 돌아간 상태다.
텐센트의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긴 했지만, 유비소프트 본사가 아니라 자회사이고, 껍데기만 남은 본사에는 이제 미래를 그려갈만한 핵심 IP가 없다는 것을 투자자들도 아는 것이다.
새롭게 설립되는 자회사는 유비소프트 몬트리올, 퀘벡, 셰르브룩, 사그네이, 바르셀로나, 소피아 등 주요 개발 스튜디오로 구성되고, 기존 작품뿐만 아니라 현재 개발 중인 신규 타이틀의 권리와 개발권을 모두 포함한다. 유비소프트는 해당 IP에 대한 독점적인 라이선스를 자회사에 영구적으로 부여하는 대신, 로열티를 지급받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 계약은 향후 5년간 해당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다는 제한 조항이 포함됐으며, 유비소프트가 최소 2년 동안 자회사 지분의 과반수를 유지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 조항은 텐센트가 단기간에 분사한 자회사를 완전히 삼키는 것을 막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단 2년 이후 텐센트가 지분을 늘려가며 소유권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유비소프트 본사 지분을 10% 보유하고 있는 텐센트가 핵심 IP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의 지분 25%까지 차지했으니, 앞으로 유비소프트에서 나올 게임들에 텐센트가 영향력을 발휘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그동안 유비소프트는 오픈월드 중심의 싱글 패키지 게임이 주력 매출원이었으나, 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막대한 수익을 쌓아온 텐센트가 이렇게 탐스러운 IP들을 싱글 패키지 게임으로 그냥 놔둘 리가 없다.
텐센트의 입김이 바로 반영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게임은 유비소프트가 계속 출시 일정을 연기하고 있는 더 디비전 리서전스와 레인보우식스 모바일이다. 이 게임들은 2022년에 대규모 베타 테스트까지 진행할 정도로 개발이 많이 되어 있었으나, 부분유료화 모델에 대한 고민으로 계속 출시일이 연기돼 아직까지도 출시 일정이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유비소프트 입장에서는 화평정영 등을 통해 밀리터리 게임들의 부분유료화 노하우를 충분히 쌓은 텐센트의 도움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더 디비전은 이번에 자회사로 넘어간 IP가 아니긴 하나, 같이 개발되고 있는 레인보우식스 모바일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레인보우식스 정식 시리즈도 텐센트의 입김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레인보우식시 시리즈는 시즈 후속작으로 등장했던 익스트랙션이 생각보다 반응이 없었기 때문에 개발을 중단하고, 2015년에 출시됐지만 여전히 간판으로 활약하고 있는 시즈에 대규모 콘텐츠를 더한 시즈X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다. 시즈는 패키지 게임으로 판매됐지만, 시즈X 업데이트 이후에는 부분유료화로 전환되는 만큼, 텐센트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게 된다.

어쌔신크리드, 파크라이는 전통적인 싱글 플레이 게임이고 팬들의 거센 반발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넘버링 후속작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해당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버전 등 외전 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또한, 텐센트가 서비스 중인 기존 게임에 컬래버레이션 형식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비소프트는 이전부터 AAA급 싱글 게임의 수익성 관련으로 답답함을 토로했으며, 라이브 게임 강화에 대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인 바 있다. 현재 유비소프트의 기업 가치를 생각하면 선뜻 투자를 결정할큼 자금력이 강한 곳이 많지 않기도 하지만, 텐센트가 가진 멀티플레이 및 부분유료화에 대한 노하우가 탐이 나서 파트너사로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유비소프트의 싱글 게임을 사랑했던 팬들 입장에서는 오랜 기간 즐겨왔던 시리즈의 미래가 불안하겠지만, 유비소프트의 라이브 게임 강화 전략은 텐센트의 도움을 받아 더욱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