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한만혁 기자] 디지털자산정책포럼이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실과 함께 4월 2일 ‘디지털자산 패권 경쟁과 대한민국의 전략: 트럼프 행정부 정책과 기술 혁신의 미래’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을 조명하고, 우리나라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담당한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디지털 쩐(鐵)의 전쟁 -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설명하고 최근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정책을 분석했다.
이종섭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을 ‘법정통화(FIAT)를 토큰화한 것’으로 정의하고, ▲일반 화폐를 담보로 하는 ‘명목화폐 담보형’ ▲채권 등 자산을 담보로 하는 ‘멀티에셋 담보형’ ▲가상자산이나 가상자산 기반 금융상품을 담보로 하는 ‘가상자산 담보형’ 등 3가지로 구분했다.
이와 함께 이종섭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은 어떤 블록체인 네트워크 방식을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라며 “어떤 네트워크를 선택하는지에 따라 돈을 유통하는 방식이 결정된다”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방식에 따라 퍼블릭 혹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나뉜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네트워크로, 확장성이 좋지만 거래 속도가 느리고 보안이나 안전성이 떨어진다. 반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허가받은 이용자만 참여할 수 있어 확장성이 떨어지지만 거래 속도가 빠르고 관리 안정성이 높다.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대표적인 사례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다. CBDC는 중앙은행이 참여자를 통제하면서 돈의 흐름을 관리한다. 많은 참여자를 확보할 수는 없지만 통제나 관리가 용이하다.
이종섭 교수는 “안정성과 내수 시장을 위한 스테이블코인이라면 CBDC가 적당하겠지만, 해외 수요에 대응하려면 확장성을 위해 퍼블릭 블록체인이 유리하다”라며 “미국은 보다 많은 사용자 확보를 위해 CBDC 대신 퍼블릭 블록체인을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자산 시장의 글로벌 전략을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연단에 오른 류경은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 디지털자산 입법 동향과 시사점'에 대해 설명했다. 류경은 교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상자산 정책 변화를 설명하면서 규제 명확성을 제공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와 함께 주목할 법안으로 ▲21세기를 위한 금융혁신과 기술 법안(FIT21)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GENIUS)을 꼽았다.
FIT21은 지난 2022년 3월 발의된 법안으로 양당 지지하에 가상자산 포괄 규제를 정한 법안이다. 류경은 교수는 FIT21에 대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관할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탈중앙화 시스템 인증 제도를 도입해 가상자산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GENIUS는 지난 2월 4일 상원에서 발의한 법안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달러 영향력을 강화하고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것이 목표다. 주요 내용은 스테이블코인을 지급 또는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고, 준비자산 1:1 비율 유지, 운영 자금 분리, 공시 등이다.
류경은 교수는 “우라나라의 경우 기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거래소 중심 규제이고, 법이 아닌 행정지도에 의한 규제가 많아 규제 명확성이 불분명하다”라고 지적하며 “이에 ▲명확한 규제 ▲체계적인 업 분류 이후 각 업에 맞는 규제 마련 ▲정보 불균형 해소,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 행위를 규제할 공시 제도 마련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성장에 맞춰 통화 주권 확립 위한 스테이블코인 규제 마련 등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가상자산 학계 및 업계 관계자가 참여해 국내 가상자산 관련 정책 방향에 대해 조언했다. 황석진 동국대학교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가상자산사업자를 세분화하고 그에 맞춰 규제를 정해야 한다”라며 “투자자를 보호하고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법안이 조속히 나오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완전한 규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라며 “미국의 움직임을 보면서 경각심을 갖고 빠르게 움직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재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상임부회장은 “시장 형성이 규제를 앞서간 시기가 지나고, 이제는 규제가 구축되는 시기”라며 “다행히 기존 관행에 대한 검토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당국과 업계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국내 가상자산 산업은 기술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규제 신뢰성도 구축되고 있다”라며 “이제는 글로벌 투자자 유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김성진 금융위원회 가상자산과장은 “스테이블코인, 그림자 규제, 사업자 진입 규제 등 다양한 화두에 대해 이용자 보호와 글로벌 정합성에 맞춰 검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며 2단계 입법을 검토 중”이라며 “하반기 법안 제출이 목표지만 더욱 속도를 내겠다”라고 덧붙였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에 대한 우리의 견해가 구시대적이라 관련 산업 발전을 저해했다”라며 “명확한 규제가 있으면 시장 참여자가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