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렉서스 ES는 오랫동안 브랜드를 대표하는 중심 모델이었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렉서스는 오는 4월 23일, 상하이 모터쇼에서 8세대 ES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고 예고하며, 이를 “글로벌 플래그십 모델”로 소개했다. 이는 ES가 단순한 주력 모델을 넘어, LS의 자리를 일부 대체할 가능성까지 열어두었다는 의미로 읽힌다.

렉서스는 새 ES에 대해 “진보된 전동화 기술을 정제하고, 전통적인 정숙성과 승차감을 더욱 발전시켰다”고 강조했다. 승차감을 내세운 것은 놀랍지 않지만, '전동화'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번 ES가 하이브리드를 넘어 순수 전기차(BEV) 버전까지 함께 출시될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새 플랫폼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공개된 측면 티저 이미지를 보면 여전히 전륜구동 기반 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륜 차축과 A필러 사이 공간이 협소해 세로배치 엔진을 탑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기존처럼 전륜구동(FWD) 또는 사륜구동(AWD) 구성일 가능성이 높다.
플랫폼은 7세대 ES와 마찬가지로 TNGA-K의 진화형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타가 이 플랫폼을 전기차 전용 구조로 전환했다고 밝힌 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요타는 향후 이 크기급 세단에서 전동화를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토요타는 중국 시장 전용 전기 세단 bZ3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는 e-TNG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이 플랫폼은 bZ4X, 렉서스 RZ, 스바루 솔테라 등과 공유한다.

디자인 역시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티저 이미지에는 패스트백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날렵한 리어 실루엣이 드러난다. 트렁크 리드의 윤곽이 여전히 보이기는 하지만, 전통적인 ‘3박스 세단’이라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전체 비율은 아우디 A6 e-트론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전면부는 ‘슬랜트 노즈’ 스타일로, 헤드라이트 군을 범퍼 하단에 배치하고, 그 위에는 날카로운 LED 주간주행등이 얹혀 있다. 후면부는 풀 와이드 라이트바로 마감되었으며, 차체 곳곳에 새겨진 선명한 캐릭터 라인이 새로운 ES의 역동성을 강조한다.

ES의 최대 시장은 여전히 미국이다. 하지만 렉서스가 이번 신형 ES를 상하이 모터쇼에서 먼저 공개하기로 한 것은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반영한 결정으로 보인다. 중국은 고급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특히 전동화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ES가 순수 전기차 버전을 포함할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렉서스는 신형 ES를 유럽 시장에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미국 시장 출시 여부에 대한 공식 발표는 없지만, 지난해 미국에서 ES는 전년 대비 약 50% 증가한 18,481대가 판매됐다. 이런 판매 실적을 고려하면, 신형 ES 역시 미국 출시가 확실시된다. 국내에서도 렉서스 ES는 2024년 6월 기준 누적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했으며, 여전히 렉서스를 대표하는 모델로 인식되고 있다. 모델체인지에 대한 요구도 큰 만큼 국내 시장 출시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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