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캐디'가 대세?…KPGA 함정우·김학영 등 아내 캐디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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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시즌 개막전이 열리는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골프 & 리조트 올드 코스 연습 그린에는 유난히 다정해 보이는 '선수+여성 캐디' 커플이 눈에 띈다.
국내외 어디서나 프로 대회에서 여성 캐디는 드문 존재다.
전문 여성 캐디가 없지는 않지만, 손에 꼽을 정도다.
대개 여성 캐디를 동반한다면 전문 캐디를 구할 수 없어서 급하게 골프장에 소속된 하우스 캐디를 잠깐 고용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KPGA 투어 대회는 다르다.
아내를 캐디로 기용한 선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1라운드 공동 선두 김민수를 비롯해 양지호, 이창우는 줄곧 아내에게 백을 맡기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들 부부는 함께 코스를 누빈다.
이형준도 오랫동안 아내에게 캐디를 맡겼지만, 요즘은 전문 캐디와 함께하고 있다.
특히 김민수와 함정우, 김학영, 구본혁 등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 출신 아내를 캐디로 대동해 부러움을 샀다.
KPGA 투어에서 4승을 올린 함정우는 이번 대회에서 아내 강예린 씨를 캐디로 기용했다.
강 씨는 함정우와 결혼한 뒤에도 첫 아이를 낳기 전까지 KLPGA 투어에서 뛰었던 투어 프로 선수 출신이다.
함정우는 올해는 아내 강 씨와 필드를 누빌 생각이다.
육아에 전념하던 강 씨도 남편을 코스에서 내조하기로 했다.
함정우는 "아내가 해보고 싶다고 해서 맡겼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해준다니 고맙긴 하지만 고생하는 걸 보면 안쓰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캐디피) 지출이 줄어든 게 가장 좋은 점"이라고 너스레를 떤 함정우는 "아내가 선수로 오래 뛰었기 때문에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나를 코스 안에서 잘 다스려주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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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영의 캐디 우세희 씨도 KLPGA 투어 선수다.
2017년 은퇴하고 종종 남편의 캐디를 맡기도 했던 우 씨는 이번 시즌부터 남편의 백을 메기로 했다.
김학영은 "부부가 함께하면 아무래도 마음이 편하다"면서 "선수 출신이라서 경기 운영에 많은 도움이 받는다"고 말했다.
2021년부터 남편의 캐디로 일하는 김민수의 아내 류아라 씨는 남편 김민수처럼 스크린 골프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소셜미디어로 인기가 높은 나름 프로 선수다.
류 씨는 "남편이 알아서 다 하기 때문에 특별히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몸을 낮췄지만, 김민수는 "아내 도움이 크다"고 밝혔다.
KLPGA 투어 선수 출신이자 KLPGA 이사인 김민선 씨도 올해 남편 이동환의 캐디 캐디백을 메겠다는 계획이라서 KPGA 투어 선수와 KLPGA 투어 프로 출신 아내 캐디 조합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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