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은 최근 열린 '슈퍼 테크 데이(Super Tech Day)'에서 프리보이(Freevoy) 듀얼파워 배터리, 낙스트라(Naxtra) 나트륨이온 배터리, 2세대 션싱(Shenxing) 초급속 충전 배터리, 그리고 상용 트럭용 통합형 24V 낙스트라 스타트-스톱 배터리를 공개하며 전기차 산업의 다음 단계를 예고했다.

CATL이 공개한 Freevoy 듀얼파워 배터리는 단일 화학 조성에 의존하지 않고, 두 개의 에너지 소스를 조합해 사용자의 다양한 주행 조건과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리보이는 고급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서 더 안정적이고 신뢰성 높은 전력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듀얼 전기 주행 거리 확장(Dual Electric Range Extension)' 기술은 주행 상태와 습관에 따라 두 개의 에너지 영역을 지능적으로 전환해 사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이를 위해 CATL은 세 가지 듀얼파워 조합을 제시했다:
· 소듐-LFP 듀얼파워 배터리
· LFP-LFP 듀얼파워 배터리
· NCM-LFP/NCM-NCM 듀얼파워 배터리
각 조합은 사용자 성향과 운전 조건에 맞춰 최적화돼 있다. CATL은 이러한 듀얼파워 기술이 승용차를 넘어 버스, 트럭, 항공기, 선박, 산업용 및 상업용 애플리케이션까지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원 확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CATL의 Naxtra 나트륨이온 배터리다. Naxtra는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나트륨이온 배터리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자원 채굴 부담을 줄이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유지한다.
Naxtra 승용차용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175Wh/kg를 달성해 약 500km의 주행거리를 지원하며, 10,000회 이상의 충방전 사이클 수명을 보장한다. 이로 인해 유지보수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Naxtra 배터리는 '패시브 디펜스' 수준을 넘어선 '내재적 안전성(Intrinsic Safety)'을 확보해,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열폭주 위험을 대폭 낮췄다. 특히 CATL은 이를 기반으로 한 통합형 24V 스타트-스톱 배터리를 상용 트럭용으로 개발, 리드 배터리를 대체할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 배터리는 8년 이상의 수명과 뛰어난 심방전(Deep Discharge) 성능을 제공한다.

CATL은 션싱 2세대 초급속 충전 배터리도 공개했다. 이 배터리는 12C의 최고 충전율과 1.3MW의 최고 충전 출력을 지원하며, 영하 10도에서도 5%에서 80%까지 단 15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이는 현재 업계 최고 수준의 충전 속도 대비 2배 빠른 수치다.
션싱 2세대 배터리는 저온에서도 안정적인 충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이는 겨울철 전기차 운용의 실질적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 진보로 평가된다.

CATL은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인프라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초, 중국석유화학공사(시노펙)와 협력해 전국 규모의 배터리 스와핑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충전 인프라 확충뿐만 아니라, 배터리 교체식 서비스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CATL은 이번 슈퍼 테크 데이를 통해 전기화 시대 전체를 주도하려는 의지를 명확히 드러냈다. 듀얼파워, 나트륨이온, 초급속 충전 기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상용화를 목표로 한 기술들을 선보인 것은, 단순한 실험적 시도가 아닌 '시장 적용'을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 CATL이 제시한 '멀티 파워 시대'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모든 형태의 탈탄소 이동수단의 기반을 새롭게 정의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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