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PGA 투어 꿈꾸기를…나라면 LIV 골프는 가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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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3년째 출전하니 시차 적응 요령도 생기고, 첫날부터 낮은 스코어 내도록 하겠다."
한국프로골프(PGA)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 3연패에 도전하는 임성재는 시차 적응을 딛고 첫날부터 공격적인 플레이를 예고했다.
우리금융 챔피언십 개막 하루 전인 23일 대회장인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골프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임성재는 "작년까지는 늘 귀국할 때마다 시차 적응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요령이 생겼다. 낮에는 졸려도 잠을 자면 안 되더라. 낮에는 깨어있고 밤에 자는 게 중요하다"고 시차 적응 요령을 설명했다.
임성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RBC 헤리티지를 마치고 곧바로 귀국길에 올라 전날 저녁에 한국에 도착했고 이날 오전부터 코스에 나가서 18홀을 모두 돌면서 코스를 파악했다.
2023년과 지난해에는 경기도 여주시 페럼 클럽에서 열렸던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임성재는 올해 코스가 바뀐 데 대해 "처음 돌아봤는데 길지는 않더라. 쇼트 아이언과 웨지를 많이 잡을 듯하고 파 5홀은 모두 투온이 가능해서 파 5홀에서 타수를 줄여야 할 것 같다. 다만 심한 그린 경사를 이용한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임성재는 "PGA투어 대회 코스는 다 어렵다. 불편한 게 많다. 물도 많고 핀도 어렵다. 핀을 안 보고 그린 중앙을 겨냥해 치는 경우도 많다"면서 "한국 코스는 해저드는 많지 않다. 다만 티샷을 잘 쳐야 하고, 한국 잔디는 거리가 5야드 정도 덜 나가기 때문에 거리 조절이 숙제"라고 설명했다.
2년 연속 우승을 모두 최종일 역전승으로 장식했던 임성재는 "우승하려면 첫날 스코어가 중요하다. 첫날에 집중해서 낮은 스코어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대회를 마치자마자 한국으로 이동해 대회에 출전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는 힘든 여정에도 이 대회에 빠지지 않는 것은 "후원사 대회니까 당연히 와야 한다"면서도 임성재는 "스폰서 대회가 아니라도 꼭 한번은 국내 대회에 출전하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 대회는 재미있다. 미국 대회는 경쟁이 치열하고 아무래도 부담이 있지만 한국은 다른 투어니까 조금 여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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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연습 라운드를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조우영과 함께 돌았다는 임성재는 "버디 5개를 하더라. 내기했는데 졌다"면서 국내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살짝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많은 갤러리가 와주시면 멋진 샷을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조우영이 (병역특례) 4주 군사훈련을 다녀와서 재미있었다고 하던데 진짜인지 거짓말인지 모르겠다. 나도 군사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임성재는 한국에 올 때마다 "어떤 음식을 먹을까 설렌다"면서 "미국에서도 한국 음식은 있지만 미국에서 못 먹는 걸 먹는 재미가 있다. 어제는 능이 오리백숙을 먹었다"며 활짝 웃었다.
4년째 PGA투어 우승이 없는 임성재는 "PGA투어 우승은 너무 어렵다. 유명한 선수도 우승 못 해서 쩔쩔맨다. 그래도 나는 신인왕에 지난 6년 동안 투어 챔피언십에 빠지지 않고 나가고 마스터스 준우승, 한국 선수 PGA 투어 상금 1위 등 다른 한국 선수 못해본 걸 많이 해봤다. 우승이 다가 아니다. 기복 없는 내 경력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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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PGA투어가 경쟁이 심해지면서 선수들 실력도 엄청나게 좋아지고 열심히 한다. 나도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는 임성재는 "옛날 간절함을 유지하면서 나 자신을 다잡고 훈련을 더 하게 된다. 스트레스도 받고 안될 때 힘들지만 다음날 골프장 가 있게 되는 것이 신기하다"고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비결을 공개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잠깐 뛰다가 미국 무대로 옮겼던 임성재는 "나 역시 어릴 때부터 PGA투어 뛰는 게 꿈이었다. 한국 후배들은 다 PGA투어를 꿈꿨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잘하면 되지, 또는 하다가 안 되면 한국으로 가면 되지 이런 생각 말고 PGA투어 말고는 없다는 절박함으로 잃더라도 도전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임성재는 PGA투어에 도전하려다 LIV 골프로 진로를 바꾼 장유빈에 대해 "본인의 선택이니까 존중하지만, 나라면 LIV 골프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LIV 골프는 돈 말고는 없다. PGA투어에서는 돈 말고도 명예를 누린다"고 말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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