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데스다의 신작 엘더스크롤4 오블리비언의 한국 패싱으로 인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전에 스타필드 때도 한국어판을 내놓을 것처럼 광고하다가, 결국 한국어 지원 없이 영문판만 출시해 혹평을 받더니, 이번에는 한글 미지원 수준이 아니라, 아예 구입조차 할 수 없게 지역 제한을 해뒀기 때문이다.

이전 베데스다 작품들을 보면 유통사인 다이렉트게임즈가 직접 한글화를 진행한 폴아웃76을 제외하고, 다른 게임들은 모두 영문판으로만 출시됐기 때문에, 이번에도 한국어판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예상됐지만, 아예 구입조차 막아버린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참고로 엘더스크롤4 오블리비언 구매 제한이 걸린 국가는 현재 전쟁 중인 러시아와 아무런 이유없이 차단된 한국뿐이다.
또한, 베데스다는 물론, 한국 유통을 맡고 있는 MS까지 한국 지역 제한에 대한 별다른 설명을 내놓고 있지 않다보니, 이정도면 베데스다에 혐한 주의자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올 정도다. 참고로 베데스다가 직접 개발한 게임들을 제외한 퍼블리싱 게임들은 대부분 한글화되어 출시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상대적으로 한국 시장을 위해 꾸준히 한국어 버전을 출시해주고 있는 게임사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캡콤은 지난 스타필드 출시 때도 신작도 아닌 리마스터 게임인 역전재판 456 오도로키 셀렉션 공식 한글판을 발표해 환호를 이끌어내더니, 이번 엘더스크롤4 오블리비언 출시 때도 지난 2019년에 출시됐던 귀무자1 리마스터의 한글 패치를 깜짝 공개해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고 있다. 이렇다보니 베데스다 때문에 열받을 때마다 캡콤이 치유해준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베데스다가 엘더스크롤4 시리즈 한글 자막을 지원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추측되고 있는 것이 대사 분량이 많아서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이지만, CDPR를 보면 핑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CDPR은 사이버펑크2077 때도 원래 비용 문제로 한국어 더빙을 취소한다고 발표했으나, 한국팬들의 엄청난 요청 메일 때문에 결국 한국어 더빙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해 환호를 이끌어낸 바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국어 자막이 아니라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한국어 더빙이라는 점이다.
또한, 지난 2015년에 출시됐던 위쳐3도 7년만에 갑자기 차세대 콘솔 기기 지원 업데이트뿐만 아니라 한국어 더빙까지 업데이트해줘서 극찬을 이끌어낸 바 있다.

한국 지사를 철수한 유비소프트도 베데스다와 달리 꾸준히 한국어 버전을 출시하고 있다. 지사를 철수했다는 것은 한국 시장에서 기대만큼의 실적이 나오지 않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유비소프트는 지사 철수 이후 출시된 스타워즈 아웃로,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즈 등 모든 작품에 한국어 지원을 하고 있다.
과거 소니가 PS3 시절 한국어 지원 게임 부족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가 카와우치 시로 대표의 적극적인 한글화 정책으로 부활한 것처럼, 한국어 지원은 판매량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다. 심지어 베데스다의 엘더스크롤5 스카이림도 이용자 한글패치 덕분에 국내에서도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다. 지속적으로 한국 시장을 홀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베데스다와 MS가 이번 사태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내놓을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