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세데스-AMG가 선보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E 53 하이브리드 4MATIC+ 에디션1을 직접 경험해봤다. 이 차량은 국내 10대 한정으로 출시된 특별한 모델로, 한눈에 봐도 AMG 특유의 존재감을 강렬히 드러낸다.
도심 주행에서는 전기모드로 조용하고 매끄럽게 움직인다. 엔진은 꺼진 채, 완전 무공해 주행이 가능하며, 세단 기준으로 66km라는 인상적인 전기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이 덕분에 일상적인 도심 이동은 충전만 잘 되어 있다면 엔진을 켤 필요가 없다. 게다가 전기모드에서도 최대 140km/h까지 달릴 수 있어 실용성도 뛰어나다.
외관은 AMG다운 강렬함과 고급스러움을 모두 갖췄다. 블랙 컬러를 적극 활용한 전면부와, 하이글로스 블랙 하단 마감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후면부에는 네 개의 머플러 팁과 트렁크 리드 스포일러가 장착되어 있으며, 실제 공력 성능에도 기여할 것 같은 단단한 느낌을 준다.
특히, 무광 크림 톤인 '마누팍투어 오팔라이트 화이트 마그노' 컬러는 블랙 디테일과 조화를 이루어, 단순한 강렬함을 넘어 기품과 중후함까지 더해준다. 265/20인치 전륜과 295/20인치 후륜 타이어도 53모델치고는 과감한 세팅으로, 이 차가 가진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본격적으로 파워트레인을 살펴보면, 직렬 6기통 3.0L 터보 엔진과 168마력 전기모터가 결합돼 시스템 총 출력은 585마력에 달한다. 레이스 스타트 모드를 활용하면 무려 612마력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는 과거 AMG 63모델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변속기는 AMG 스피드시프트 TCT 9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으며, 4MATIC+ 시스템을 통해 전륜과 후륜 구동을 자유롭게 배분할 수 있다.
서스펜션은 AMG 라이드 컨트롤 코일 서스펜션이 적용되었고, 리바운드와 컴프레션을 별도로 조절할 수 있어 고성능과 안락함을 모두 만족시킨다. 차체 강성 역시 뛰어나 도심 주행에서도 안정적이며, 큰 타이어를 달고 있음에도 섬세한 서스펜션 세팅 덕분에 승차감이 우수하다.

후륜 조향 시스템도 탑재되어 있어, 커다란 차체에도 불구하고 골목길이나 좁은 도로에서도 놀랍도록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실내는 AMG 특유의 고급스러움으로 가득하며, 루프 개방과 뒷좌석 독립 공조장치 등 편의 사양도 충실히 갖췄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전환했을 때다. 낮게 깔리는 배기 사운드와 함께 폭발적인 가속이 이어진다. 초반부터 강력한 토크를 뿜어내는 모터와 엔진의 조합 덕분에 무게감을 잊게 하는 빠른 반응성과 강력한 추진력을 느낄 수 있다.

고속 주행에서도 차체는 안정적으로 노면에 밀착되어, 부담 없이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다. 거칠게 몰아붙이기보다는, 높은 성능을 여유롭게 끌어내며 즐기는 타입에 가까운 주행 질감을 제공한다.

가격은 1억 6080만 원으로, 퍼포먼스와 품질, 전동화 기술을 고려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수준이다. 최근 BMW도 신형 M5를 하이브리드로 출시한 것을 보면, 고성능 세단 시장에서도 전동화 바람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 에디션1은, 단순한 하이브리드를 넘어 고성능 전동화 시대를 상징하는 완성도 높은 모델이었다. 외관, 성능, 품질 모든 면에서 기대를 뛰어넘는 만족감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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