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M이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및 부품 관세로 인해 2025년에 최대 50억 달러(약 7조 2천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2009년 파산 이후 경영 자원 집중과 '탈 중국'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 수입 비중을 늘려온 GM에게 이번 관세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GM은 이날 연간 비용 증가 전망치를 40억~50억 달러로 제시하며, 2025 회계연도의 연간 순이익 및 이자·세전 조정 이익(EBIT) 전망치를 지난 1월 대비 20~30%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GM은 미국 내 판매 차량의 약 5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 생산 차량의 부품 수입 비중도 약 60%에 달한다. 이미 부과된 자동차에 대한 25% 추가 관세에 더해, 3월 3일부터 시행될 부품에 대한 25% 추가 관세까지 더해지면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관세로 인한 추가 비용의 상당 부분은 한국으로부터의 자동차 수입에서 발생할 것으로 에상했다.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40억~50억 달러의 추가 비용 중 20억 달러는 한국산 수입 차량과 관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GM의 한국산 차량 수입량은 지난 5년간 2.3배 증가해 약 40만 대에 달했다. 미국 내 판매 차량 중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의 수입 비중은 큰 변화가 없었던 반면, 한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은 2019년 6%에서 2024년 15%로 크게 늘었다.
이는 미·중 갈등 심화로 중국산 수입 리스크가 커진 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한국산 자동차 수입에 관세가 부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2009년 파산 이후 수익성이 낮은 시장에서 철수하고 한국에 경영 자원을 집중해 온 GM의 전략도 한국 수입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GM은 2002년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약 9조 원을 투자하며 생산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GM의 이러한 전략에 예상치 못한 타격을 주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9일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준수하는 수입 부품에 대해서는 당분간 관세를 면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상당수의 한국산 차량은 이러한 면세 혜택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 바라 GM CEO는 미국 생산 차량에 수입되는 부품의 80% 이상이 USMCA를 준수한다고 밝혔지만, 한국산 차량에 대한 관세 부담은 여전히 클 것으로 예상했다.
제이콥슨 CFO는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연간 30%씩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비용 변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경쟁사인 포드자동차는 미국 내 판매 차량의 80%를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어 트럼프 관세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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