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확산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공백기(gap year)'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는 최근 발표한 기술·미디어·통신(TMT) 보고서에서 AI의 기술적 잠재력과 실제 구현 사이의 간극이 산업 전반에 복합적인 과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딜로이트는 이 보고서에서 8가지 '격차(gap)'를 제시하며, 각 산업이 이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AI 혁신이 일시 정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먼저 에너지 지속 가능성 문제는 AI 확산의 대표적인 그림자다.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는 2024년 5%에서 2030년 8%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냉각 기술과 재생에너지 연계 등 기술적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성별 격차도 눈에 띈다. 호주 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70%가 AI를 활용 중인 반면 여성은 50%에 그치고 있으며, 교육 등록률과 산업 참여율 모두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AI 기술이 포용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장기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딥페이크 확산으로 인한 신뢰 저하도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여성 대상 딥페이크 괴롭힘 비중이 90%에 달하고, 기업의 40% 이상이 이로 인한 보안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은 AI 신뢰도 회복이 산업 성장을 위해 선결되어야 할 조건임을 보여준다.
한편 기기 격차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드러진다. 2025년에는 절반 이상의 스마트폰이 AI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보이나, 이로 인해 프리미엄 기기 중심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기기 교체 주기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콘텐츠 시장에서도 스트리밍 이용자들이 광고 기반 모델로 이동하면서 수익 모델의 재편이 진행 중이다. AI 기술을 적용한 콘텐츠 제작은 아직 예산 배정 비중이 5% 미만에 그쳐, 본격적인 변화는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딜로이트는 특히 자율적 작업 수행이 가능한 에이전트형 AI의 발전이 기대되지만, 기업들의 투자와 수용은 아직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연간 투자액이 5천만 달러 수준에 불과한 점은 이를 방증한다.
딜로이트는 "2025년은 산업 전반이 생성형 AI에 대해 신중해지는 시점이 될 것"이라며 "기대와 현실 간의 간극을 좁히는 데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지속 가능성, 신뢰도, 포용성에 기반한 균형 있는 기술 도입이 향후 AI의 실질적 혁신을 가늠하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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