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분석실은 9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변화된 러시아 자동차 시장 구조와 향후 전망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브랜드의 철수 이후 중국 브랜드 중심의 수입 구조로 재편됐지만, 최근 러시아 정부가 자동차 수입 억제 정책을 강화하면서 중국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에도 흔들림이 감지되고 있다.
■ 전쟁 이후 러시아 자동차 시장, 현지 생산 → 수입 중심 전환
전쟁 발발 이전인 2021년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현대차그룹이 점유율 1위였으며, 르노·토요타 등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쟁 이후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철수하면서 시장은 급격히 중국 브랜드 중심의 수입 시장으로 전환됐다.
2024년 기준, 러시아 내 신차 판매의 55%가 수입차이며 이 중 80%가 중국 브랜드다. 반면 2021년 80%에 달하던 현지 생산 비중은 2024년 45%로 급감했다.
■ 러시아 정부, 중국 견제하는 수입 억제 정책 연이어 도입
러시아는 재활용 수수료 인상, EAEU 통관 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 병행수입 제한 강화 등을 통해 수입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 재활용 수수료는 2024년 10월 70~85% 인상, 2025년 1월 추가 인상됨
· EAEU 역내 통관가액 축소 신고를 막기 위해 2025년부터 가격 검증 시스템 운영
· 병행수입 허용을 제한하고, 중국 브랜드에 대해 형식승인(OTTS)을 의무화
이러한 조치는 중국 브랜드의 무분별한 저가 수입차 진출에 제동을 걸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실제로 2025년 1~2월 중국의 對러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중국차의 러시아 내 판매도 동기간 17% 감소했다.
■ 글로벌 제조사, 재진출 모색하나 불확실성은 여전
전쟁 종식 논의가 이어지며 현대차·르노·토요타 등 글로벌 제조사의 재진출 가능성이 조명되고 있지만, 정책·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정부는 외국 기업의 재진출 조건으로
· 러시아 현지 합작
· 기술 공유
· 현지 생산 및 유통망 구축
· 해당 기업 모국의 對러 제재 해제
등을 제시하고 있어 재진입의 문턱은 높아졌다.
또한, 현지 소비자들은 여전히 중국 브랜드의 품질과 내구성, A/S 체계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점은 글로벌 브랜드에게는 중장기적으로 차별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 결론 및 시사점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전쟁, 제재, 정책 등 다양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고위험 시장"이라며 "글로벌 제조사는 단순 철수/재진출 여부를 넘어, 시점·방식·협력 구조별 다양한 전략 시나리오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브랜드의 한계가 노출되고 있는 현 상황은 고품질과 강력한 A/S 네트워크를 갖춘 브랜드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제조사들의 중장기 전략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출처 : 한국자동차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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