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클래식 2R 버디 8개 맹타로 선두권…"우승보단 제 플레이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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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의 1984년생 베테랑 이태희가 움츠렸던 시즌 초반을 뒤로 하고 날카로움을 되찾고 있다.
이태희는 10일 제주 서귀포의 사이프러스 골프 & 리조트 북서코스(파71·7천120야드)에서 열린 KPGA 클래식(총상금 7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 8개를 쓸어 담고 보기 2개를 더해 14점을 올렸다.
KPGA 클래식은 각 홀의 스코어에 따라 부여된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정하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버디는 2점, 보기는 -1점으로 처리된다.
이틀 전 1라운드에서 7점을 기록했던 이태희는 중간합계 21점으로 선두권에 나섰다.
이태희는 "사실은 이 경기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번에 연습할 때도 마찬가지라 크게 기대하지 않고 내 플레이의 '영점'을 잡는 주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나왔는데, 생각보다 이틀 동안 버디가 많이 나와서 만족스럽다"고 자평했다.
이날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해 전반에 버디만 7개를 잡아내는 놀라운 경기력을 뽐낸 그는 "요즘 샷이 잘되지 않아 고민이 많았는데, 전반에 날씨가 그렇게 춥지 않아서 몸이 풀린 채로 치며 샷이 잘 됐다. 거기에 퍼트가 하나둘씩 떨어지다 보니 수월하게 풀렸다"고 전했다.
후반 2번 홀(파4) 버디 이후엔 보기 2개만 기록한 데 대해선 "갑자기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바람도 불고 추워져 덜덜 떨면서 쳤다. 몸도 굳어서 샷이 안 되기 시작하더니 기회가 오지 않아서 안타까웠다"며 아쉬워했다.
2006년부터 KPGA 투어에서 활약한 이태희는 20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해 들어 앞서 3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엔 2차례 컷을 통과해 모두 공동 49위에 자리했다.

[촬영 최송아]
이태희는 "대회에 나올 때마다 저보다 나이가 많거나 동갑내기들이 점점 없어진다는 건 느끼고 있지만, 연차를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 아직 골프 칠 날이 많다고 생각하며, 저와 저의 루틴, 해야 할 것에만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날씨가 완전히 풀리지 않아 컨디션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한 그는 "자기 관리에 많이 신경 쓴다.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하고, 말도 최대한 마이너스가 되지 않게 하려 한다"면서 "일찍 자고 좋은 것을 먹으려고 하고, 좋은 생각만 하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이젠 어린 선수들처럼 자고 일어나서 바로 풀스윙하고 이런 것은 잘 안된다. 불편한 곳도 생기고 샷이 안 되는 경우도 있으니 쇼트게임이 많이 중요해졌다"면서 "그런 부분이 좋기 때문에 롱런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15년 대상의 영예를 누리기도 했던 이태희는 2020년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통산 4번째 우승을 달성한 이후엔 트로피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전날 기상 악화로 2라운드가 열리지 못하며 54홀로 축소돼 이제 마지막 3라운드만을 남기고 있어서 이태희로선 모처럼 우승 욕심을 내 볼 법도 하다.
그래도 그는 "제 플레이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나이가 들어가니 제 몸 상태를 비롯해 여러 가지 생각해야 할 게 많아지더라"면서 "제 플레이에 지장 없게 하는 것만 생각하며, 내일도 재미있게 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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