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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연합뉴스) 권훈 기자 = "그동안 타이틀 방어전에서 느낀 부담감을 벗어나서 행복해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최정상급으로 꼽히는 이예원은 타이틀 방어전, 즉 지난해 우승했던 대회에서 유독 약했다.
작년에 그는 두 번 타이틀 방어전을 치러 한 번은 공동 42위, 또 한 번은 컷 탈락했다.
올해도 지난 3월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타이틀 방어전이었다. 그는 공동 22위라는 평범한 성적에 그쳤다.
이예원은 11일 경기도 용인시 수원 컨트리클럽 뉴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우승했다.
이 대회는 이예원이 치른 네 번째 타이틀 방어전이다.
앞서 세 차례 타이틀 방어전에서 쓴맛을 봤던 이예원은 난생처음 2연패의 기쁨을 맛봤다.
이예원은 "처음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뜻깊은 우승"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타이틀 방어전 때면 좋았던 기억보다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 컸다"고 앞선 타이틀 방어전에서 부진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대회도 개막 전에는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놓은 이예원은 "첫날 7언더파를 치고 나서 부담감이 사라졌다. 우승할 수 있었던 것도 부담감에서 벗어난 덕분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예원은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3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킨 끝에 우승하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뤄 기쁨이 더했다.
이예원은 "정말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번에 성공해서 행복하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치른 2차례 대회에서 5위와 3위를 차지하는 등 대회가 열린 수원 컨트리클럽 뉴코스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인 이예원은 "워낙 좋아하는 코스라서 나를 믿고 경기한 덕분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까지 이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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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원은 이날 2위에 5타 앞선 채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지만 공동 선두를 두 번이나 허용하는 등 맹추격에 진땀을 흘렸다.
이예원은 "9번 홀 끝날 때까지도 몰랐는데, 10번 홀 티박스 앞에서 처음 리더보드를 봤더니 1타차까지 쫓겼더라. 당황스러웠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지키는 플레이로는 우승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는 이예원은 "그래도 내 플레이를 믿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홍정민, 문정민, 김민별이 6∼7언더파를 쳤지만, 3타밖에 줄이지 못한 이예원은 "1, 2라운드만큼 는 버디가 많이 나오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면서 "버디가 나오지 않을 때도 기다리면 기회가 온다고 믿었다"고 소개했다.
전날 2라운드 마지막 18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냈던 이예원은 "그때 내가 그렇게 큰 타수로 앞선 줄 모르고 무리하게 파세이브를 하려다 사고가 났다. 두고두고 후회됐다"면서 "오늘은 그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4.5m 버디 퍼트를 넣고 팔을 번쩍 들며 환호했던 이예원은 "2번 퍼트면 우승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버디로 마무리하고 싶어 꼭 넣으려 했다. 라인이 잘 보여 자신 있게 쳤다"고 말했다.
맨 먼저 시즌 2승 고지에 오른 이예원은 이번 시즌 목표는 "(단독) 다승왕"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4승 또는 5승을 해야 단독으로 다승왕을 차지할 수 있다"면서 "4승 또는 5승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전반기에 3승을 올렸지만, 하반기에 우승을 보태지 못해 공동 다승왕에 만족해야 했던 이예원은 "작년에는 하반기 때 체력적으로 부족하다는 걸 절감했다. 동계 훈련 때 체력 보강을 충분히 했으니 올해는 하반기에도 자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겨울 동안 근력 운동도 많이 했지만, 올해는 러닝을 많이 했다. 전에는 러닝은 잘 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이틀에 한 번꼴로 3㎞씩 달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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