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가 인공지능(AI)과 맺는 관계에 대한 인식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최근 다수의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Z세대의 상당수는 AI와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믿으며, 일부는 결혼까지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이AI(Joi AI) 등 디지털 동반자 플랫폼이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응답자의 83%는 AI 파트너와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80%는 법적으로 허용된다면 AI와의 결혼도 고려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75%가 AI가 인간 관계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혀졌다.
이 같은 결과는 특히 기술 친화적이고 혼자 있는 시간에 익숙한 세대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Z세대는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챗봇 등 다양한 기술적 환경에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성장했으며, 인간 관계에서 오는 피로와 복잡성보다는 예측 가능하고 반응이 빠른 AI와의 상호작용에 더 큰 안정감을 느끼는 경향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단순한 유행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분석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AI를 감정적 지지 대상으로 수용함에 따라, 미래에는 인간-기계 관계의 법적, 윤리적 경계가 더욱 모호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기술 기업들은 사용자 맞춤형 감정 AI를 통해 연애, 상담, 동반자 서비스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심리학자들은 AI가 아무리 정교하더라도 인간의 공감 능력과 감정의 복잡성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인간 관계의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AI와의 관계가 인간과의 연결을 약화시키거나, 정체성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Z세대와 AI의 관계는 단순한 도구와 사용자의 관계를 넘어서고 있다. 이 새로운 형태의 감정 연결이 사회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기준과 가이드라인으로 이들을 이해하고 다뤄야 할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글 / 한만수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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