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슬로건은 “잠든 뒤에도 기억에 새겨질 이야기를 만든다”입니다.
김효현 블랜비 CEO
게임 개발은 단순히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그 안에는 수많은 도전, 실패, 그리고 끝없는 열정이 담겨 있죠. 오늘은 그 치열한 여정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인디 게임 개발사, 블랜비의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가짜 하트’에서 첫 발을 내딛고, 새로운 도전을 담은 ‘갈바테인 모험가 길드 사무소’로 이어지는 블랜비의 개발 여정은 마치 하나의 성장 스토리처럼 흥미롭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블랜비의 대표이자 시나리오 라이터인 김효현 님과 함께 게임 개발 과정에서의 고민, 팀워크의 소중함, 그리고 플레이어들에게 전하고 싶은 진심 어린 메시지까지, 블랜비의 진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이제 블랜비의 세계로 함께 떠나볼까요?

■ 블랜비의 시작과 성장 이야기
Q : 블랜비를 설립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 대학에서 게임을 전공했고, 2020년에 뜻이 맞는 친구들과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사업자를 등록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개발을 하면서 점점 더 깊이 고민하게 되었어요.
Q : 게임 개발을 처음 시작했을 때 어려웠던 점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A : 맞아요. 개발 실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모든 걸 부딪히며 배워야 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경험이 쌓이며 해결된 부분도 있지만, 인디 게임 개발은 여전히 쉽지 않아요. 특히 지원 사업 신청, IR 피칭, 사업 계획서 작성 같은 비개발 분야는 더 낯설었고 어려웠습니다.
Q : 블랜비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A : 처음에는 창립 멤버 3명의 필명을 조합해 만든 이름이었어요. 지금은 그 당시 멤버 중 저만 남았고, 새로운 팀원들이 많이 합류했죠. 그래서 이제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까 고민 중입니다. 팀이 성장하면서 이름도 더 깊은 의미를 담게 되는 것 같아요.

■ 개발 과정과 팀워크의 힘
Q : 게임 개발 과정에서 팀워크가 빛났던 순간이 있으셨나요?
A : 크런치 모드로 밤을 새우며 빌드를 완성할 때가 떠오르네요. 각자 역할을 나눠 테스트하고 버그를 잡으며 함께 고생하는 순간들이요. 힘든 상황이지만 그 과정 속에서 팀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느낌이 들고, 그런 순간들이 오히려 즐겁기도 했어요.
Q : 게임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 장르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미 수많은 게임이 존재하니까요. 하지만 그런 한계 속에서도 우리만의 색깔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플레이어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는 내러티브를 담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Q : 그렇다면 게임을 통해 플레이어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A : 게임마다 다르지만, 저희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거나 감정을 남기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단순히 ‘재미있다’로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 플레이 후에도 여운이 남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한 장면, 한 대사라도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어요.

■ 게임 개발의 여정: ‘가짜 하트’와 ‘갈바테인 모험가 길드 사무소’
Q : 블랜비의 첫 작품인 ‘가짜 하트’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A : 2019년 대학 시절, 비공식적으로 친구들과 모여 만든 게임이 있었어요. 그때 제가 작성한 시나리오를 발전시켜 ‘가짜 하트’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팀은 해체되었지만,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블랜비의 첫 작품으로 다시 개발하게 되었죠.
Q : ‘가짜 하트’ 개발 경험이 현재 프로젝트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A : 첫 작품이다 보니 개발 기간이 길었고, 수익도 없어서 열정 페이로 작업했어요.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면서 팀워크 유지에도 어려움이 많았죠. 그 경험 덕분에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팀이 함께 모여 일할 수 있는 사무실을 마련해 더 나은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Q : 현재 개발 중인 ‘갈바테인 모험가 길드 사무소’는 어떤 게임인가요?
A : 정통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모험과 길드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모험가 길드의 직원이 되어 퀘스트 결과를 검토하고 판단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단순한 관리 게임이 아니라, 모험가들의 사연과 선택이 중요한 게임이에요.

Q : 이 게임만의 차별화된 재미 요소가 있을까요?
A : 많은 분들이 ‘판타지 버전의 페이퍼 플리즈’라고 말씀하세요. 물론 벤치마킹한 부분도 있지만, 저희 게임은 단순히 정답을 찾는 방식이 아니라 모험가들의 사연과 도덕적 딜레마를 중심으로 한 선택이 중요한 점이 다릅니다. 2부에서는 요리 같은 새로운 시스템도 추가되어 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Q : 스토리는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나요?
A : 처음에는 퀘스트를 만드는 게임이었어요. 그런데 여러 번 프로토타입을 개발하면서 ‘퀘스트를 검토하는’ 방향이 더 흥미롭다고 느꼈어요. ‘가짜 하트’에서 완성하지 못한 스토리적 아쉬움도 있어서, 이번에는 각기 다른 모험가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Q : 플레이어들이 꼭 경험했으면 하는 장면이 있다면요?
A : ‘마녀와 학자’라는 에피소드를 추천하고 싶어요. 초반에는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지만, 이 에피소드부터 감정적인 깊이가 더해지면서 슬픈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 부분을 통해 저희 게임이 단순한 재미 이상의 감동을 전달하고자 한다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 앞으로의 방향과 블랜비의 비전
Q : 개발 과정에서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이 있으신가요?
A : 상을 받거나 프로젝트가 선정될 때도 기쁘지만, 가장 뿌듯한 순간은 행사장에서 저희 게임을 하며 웃거나 감동하는 모습을 볼 때입니다. 직접 그 감정을 마주하는 순간이 개발자로서 가장 큰 보람이죠.
Q :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나요?
A : 이용자분들이 ‘모험가들을 공략할 수 있는 미연시 시스템을 추가해달라’는 요청이 정말 많았어요. 원래는 계획에 없었지만, 요청이 많아서 현재 추가를 준비 중입니다. 이용자들의 피드백이 게임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는 걸 실감한 순간이었어요.

Q : ‘갈바테인 모험가 길드 사무소’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 각 챕터를 개성 있고 특별한 이야기로 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플레이 타임은 약 6시간 정도로 예상하고 있고요. 앞으로는 ‘가짜 하트’처럼 현실적인 세계관과 ‘갈바테인 모험가 길드 사무소’의 판타지 세계관을 양쪽으로 확장해 나가며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Q : 블랜비의 게임이 플레이어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시나요?
A : "기억에 남는 게임"이었으면 좋겠어요. 저희 슬로건도 ‘잠든 뒤에도 기억에 새겨질 이야기를 만든다’입니다.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끝낸 후에도 어떤 대사나 장면이 계속 생각나고, 그 감정이 오래 남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 인터뷰를 마치며: 끝나도 남는 여운, 블랜비의 이야기
블랜비와의 인터뷰를 통해 게임 개발이라는 여정이 단순한 기술적 과정이 아닌, 사람과 이야기, 그리고 감정이 얽힌 깊은 작업임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의 작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도전과 성장,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이야기들은 블랜비만의 진정성을 담고 있었습니다. 게임은 끝났지만 여운은 남듯이, 블랜비가 만들어가는 게임들도 플레이어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블랜비가 선사할 새로운 이야기들을 기대하며, 그 여정에 함께하는 모든 분들께 따뜻한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기고 : 게임 테스트 플랫폼 플리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