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게이머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 '킹덤 컴: 딜리버런스 2', '몬스터 헌터 와일즈',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둠 더 다크 에이지스'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히트작들에는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다. 상대의 공격을 무기 등으로 옆으로 쳐내는 '패링'을 게임 시스템에 도입해 조작감과 손맛을 살렸다는 점이다.
보통 패링은 상대의 공격을 흘리는 방어 기술이지만, 게임에서는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정확하게 버튼을 눌러 막아내거나 튕겨내며 큰 반격을 가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된다. 특히 '다크 소울' 시리즈나 '엘든 링'은 물론, 여러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들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많은 게이머들이 패링에 익숙해졌고, 이를 통해 게임의 조작 재미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먼저 지난 2월 등장해 큰 사랑을 받은 '킹덤 컴: 딜리버런스 2'는 15세기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한 풍부한 오픈 월드에서 펼쳐지는 스릴 넘치는 스토리 중심 액션 RPG다. 이용자는 스칼리츠의 헨리가 되어 복수, 배신, 발견으로 가득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다.
게임의 전투는 1인칭 시점에서 박진감을 잘 살린 시스템을 갖췄다. 실제 무기와 전투 스타일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으며, 초록색 방패 모양 아이콘이 표시될 때 활용할 수 있는 패링 시스템이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마치 리듬 게임을 즐기듯 정확한 타이밍에 맞춘 패링과 적의 움직임에 대응하는 전투가 중세 전투의 공방을 잘 구현해 게이머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같은 달 말 등장한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최신작 '몬스터 헌터 와일즈'는 게임에 '상쇄'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대검, 해머, 슬래시 액스, 피리 등 일부 무기 종류는 몬스터의 공격에 맞춰 특정 공격을 성공시키면 상쇄가 발생한다. 특히 상쇄를 통해 강력한 추가 공격으로 연계할 수 있다.
거대한 몬스터의 공격을 받아내고, 이어서 강력한 추가 공격까지 퍼붓는 상쇄는 숙련된 헌터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오픈 월드급 거대한 필드를 누비는 모험과 새로운 탈것 추가 등 다양한 변화가 더해진 '몬스터 헌터 와일즈'는 출시 3일 만에 800만 장, 한 달 만에 1000만 장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액션 게임이 아닌 장르에서도 패링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4월 등장한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가 그 대표 사례다. 이 게임은 턴제 기반 RPG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전투 시스템을 도입해, 턴제 전투 특유의 밋밋함을 박진감과 긴장감 넘치는 전투로 바꾼 것이 강점이다.
이용자들은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회피하거나 점프로 피하고, 또 튕겨내 반격까지 할 수 있다. 턴제 전투 게임임에도 손 쉴 틈 없이 즐길 수 있는 전투 방식이 호평을 받으며,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는 올해 최고의 게임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FPS 장르를 대표하는 게임인 둠 시리즈도 패링 시스템을 도입해 완전히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15일 정식 출시된 '둠 더 다크 에이지스'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작품은 기존의 FPS 게임과 달리 방패 시스템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는 방패를 활용해 돌진 공격이나 방어를 할 수 있으며, 적의 '헬서지' 공격에 맞춰 방패로 공격을 튕겨내는 시스템도 마련돼 있다. 이를 통해 게임의 전투 흐름을 기존 FPS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설계하며 팬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국내 개발사들도 게임에 패링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모습이다. 펄어비스가 개발 중인 '붉은사막'도 전투에 패링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으며, 카카오게임즈가 준비 중인 '크로노 오디세이'는 온라인 게임임에도 패링 등을 구현해 기존의 MMORPG를 넘어서는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