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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 골프의 내셔널 타이틀 대회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고교 2학년 아마추어 김민수(호원방통고2년)가 골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민수는 25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듄스 코스(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쳤다.
4라운드 합계 2언더파 282타를 친 김민수는 공동 4위에 올라 쟁쟁한 프로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때 선두에 1타 차까지 따라붙어 역전 우승도 기대했던 김민수는 17번 홀(파3)에서 1m 남짓 파퍼트를 놓치고, 18번 홀(파4)에서 3퍼트 보기를 하면서 우승의 꿈을 접었다.
지금까지 한국오픈에서 고교생 아마추어가 우승한 것은 1998년 김대섭이 유일하다. 김대섭은 2001년 대학생 때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 번 더 우승했다.
가장 높은 순위 아마추어 선수에게 주는 '베스트 아마추어' 상과 부상 130만원을 받은 김민수는 "시작이 워낙 좋았다. 운이 좋았던 홀이 있다. 하늘이 도왔던 것 같다"며 "베스트 아마추어가 목표였다. 성적이 나니까 좀 더 욕심을 부렸다. 한국오픈에서 상을 받게 돼 기분이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17번째 생일이 지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김민수는 대한골프협회 국가대표 에이스다.
작년 국내 아마추어 골프 최고 권위의 허정구배 한국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올해는 대만 아마추어 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라 한국 아마추어 랭킹 1위를 꿰찼다.
국가대표 김형태 감독은 "최근 가장 빠르게 기량이 늘어났고, 앞으로도 더 기량이 늘어날 선수"라면서 "프로 대회 우승도 얼마든지 가능한 경기력"이라고 평가했다.
키 182㎝에 몸무게 88㎏의 단단한 체격을 지닌 김민수는 캐리 거리만 300m를 넘기는 장타력이 돋보인다.
원래 장타를 쳤지만, 1월부터 2월 사이 6주 동안 태국에서 치른 국가대표 전지훈련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장타력이 눈에 띄게 늘었다.
요즘은 볼 스피드가 시속 190마일에 육박한다.
페이드 구질을 구사하면서도 이런 장타를 때리는 선수는 드물다.
키가 더 크고 체중이 더 불어나면 더 멀리 칠 것 같다고 김형태 감독은 귀띔했다.
게다가 김민수는 쇼트게임도 뛰어난 편이다.
이번 한국오픈에서도 김민수는 첫날부터 상위권을 달린 끝에 우승 경쟁까지 벌였다.
다만 아직 나이가 어리고 다양한 코스를 경험해보지 못해 4라운드 내내 일정한 경기력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한계는 넘지 못했다.
그는 "라운드 중 리더보드를 볼 수밖에 없었다. 순위를 보니까 더 긴장됐다. 마지막 두 홀에서 나온 실수가 아쉽다"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갤러리 앞에서 플레이하면서 많이 배웠다. 많은 응원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버디를 기록할 수 있는 홀에서 버디를 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앞으로도 많이 경험하고 헤쳐 나가겠다. 17번 홀이 아쉽다. 어프로치를 잘했는데 쇼트 퍼트 직전에 긴장됐다. 이 역시 또 하나의 경험"이라고 후일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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