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보기' 역전 우승으로 통산 8승…"시즌 3승·대상 이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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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사흘 내내 보기 없는 완벽한 경기로 시즌 첫 승을 장식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스타 박현경(25)이 우승 상금 1억8천만원을 모두 쾌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현경은 25일 경기도 여주의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10억원)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이 대회 취지를 생각하면 기부 문화가 떠오르지 않나. 그것에 맞게 좋은 일에 동참하고 싶다"며 우승 상금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박현경은 이날 마지막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최종 합계 16언더파 200타를 기록, 2위 이채은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3승을 올려 KLPGA 투어 공동 다승왕에 올랐던 박현경의 시즌 첫 번째이자 통산 8번째 우승이다.
2라운드까지 선두 이채은에게 1타 뒤졌던 박현경은 역전 우승으로 올해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채리티 오픈'이라는 이름답게 E1 채리티 오픈에선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상금의 일부를 기부할 수 있게 하고, 주최사 E1도 추가로 8천만원을 기부한다.
애초 박현경은 상금의 13%를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우승 직후 상금을 모두 내놓겠다고 공개했다.
박현경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늘 생각해왔다. 10승을 채우면 어느 대회든 우승 상금 전액을 기부하고 싶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기회가 생기면서 혹시나 우승한다면 바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서 "실현돼서 정말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이번 대회에서 박현경은 단 하나의 보기 없이 첫날 버디 5개, 2라운드 버디 5개, 이날은 이글 하나와 버디 4개를 써내 KLPGA 투어 역대 12번째 '노 보기 우승'의 주인공도 됐다.

[촬영 최송아]
박현경은 "54홀이든 72홀이든 보기 없이 우승하는 게 어려운 일인데, 선수 생활에서 나도 한 번 해볼 수 있을까 늘 생각해왔다. 골프는 날씨나 자연의 영향을 많이 받으니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처음으로 이뤄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의미를 뒀다.
이어 "시즌 초반부터 많은 기대와 응원을 받으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 걱정이 컸는데, 그런 것들을 덜어낼 수 있는 홀가분한 우승"이라고 자평했다.
올 시즌 초반 주춤하던 박현경은 지난달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공동 9위로 첫 톱10 성적을 내더니 이번 대회까지 KLPGA 투어 5개 대회 연속 톱10 행진을 펼쳤다.
2주 전 출전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의 공동 8위를 포함하면 최근 6차례 연속으로 10위 안에 들었다.
박현경은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때부터 자기 전에 퍼팅 스트로크를 500개씩 했더니 말도 안 되게 좋아졌고, 계속 연습만 하던 '역그립'을 이번 대회부터 시도한 것도 만족도가 높다"며 선전 요인을 꼽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승은 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낸 그는 "우승도 좋지만, 꾸준히 잘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톱10 많이 들어 대상에 다가가고 싶다"는 목표도 밝혔다.
일본 대회 출전을 통해 새로운 코스 환경에 적응하는 등 좋은 경험을 쌓았다는 박현경은 "본격적인 일본 진출은 아직 모르겠지만, 기회가 되면 일본 대회에도 한 번씩 참가해 많이 경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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