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게임의 글로벌 콘솔 시장 도전으로 주목받았던 네오위즈의 P의 거짓, 그리고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가 연이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많은 관심을 모은 가운데, 두 작품 모두 후속 콘텐츠를 예고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네오위즈의 발표에 따르면 P의 거짓의 이전 이야기를 다룬 DLC ‘P의 거짓 서곡’을 준비 중이다. 오는 8월내 출시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P의 거짓 서곡’은 원작의 절반 수준인 29.99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며, 3종의 신규 보스, 4종의 신규 무기 등 새로운 콘텐츠를 포함돼, 15시간 이상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스텔라 블레이드 역시 후속작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프트업가 공식 발표를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IR 자료에 따르면 2027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원작의 후속 이야기를 다룬 시퀄 형태가 될 예정이다.
개발사가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게임의 후속작을 선보이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지만, 여기서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각각 프리퀄과 시퀄 형태로 콘텐츠를 준비 중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개발력은 우수하나, 스토리텔링 부분에서는 해외 게임들과 비교해 약점이라는 지적이 많았던 한국 게임이 한단계 더 위로 올라갈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프리퀄은 원작의 이전 이야기, 시퀄은 원작의 다음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말한다. 영화에서는 굉장히 익숙한 구조로, 영조위, 유덕화 주연의 무간도 시리즈가 1편은 경찰의 스파이가 된 범죄자와 범죄 조직의 스파이가 된 경찰, 2편은 그들이 스파이로 파견되기 전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 3편은 1편의 양조위 사망 후 유덕화의 변화를 다룬 시퀄을 담아 지금까지도 느와르 영화의 전설로 평가받고 있다.
SF 영화를 상징하는 스타워즈 시리즈 역시 에피소드 4, 5, 6편이 먼저 개봉되고, 그 이전 얘기를 다룬 프리퀄 시리즈 에피소드 1, 2, 3편과 그 이후를 다룬 시퀄 시리즈 에피소드 7, 8, 9으로 구성되어 있다.
게임에서도 레드데드리뎀션의 후속작 레드데드리뎀션2가 이전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로 제작돼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드래곤퀘스트 시리즈 역시 천공 시리즈에 해당하는 4, 5, 6편이, 6->4->5 순서로 이야기가 이어져 많은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스타워즈나 마블 어벤져스 시리즈가 보여준 것처럼, 프리퀄, 시퀄이 나오게 되면 원작에서 이어지는 내용을 계속 다루는 만큼, 세계관이 더욱 탄탄해지며, 그에 따라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IP 파워가 더욱 강력해지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프리퀄, 시퀄로 시리즈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이용자들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내용을 궁금하게 느껴야 한다는 점이다. 인기없는 게임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리가 없으니 상업적인 성공은 기본이고,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완성도 높은 세계관, 계속 보고 싶게 만드는 캐릭터의 매력까지 갖춰져야만 시도할 수 있다.
이전까지 한국 게임들은 다수의 이용자들이 함께 즐기는 MMORPG 중심으로 스토리를 구축하다보니, 이용자를 대신하는 캐릭터가 스토리의 중심에 서는 경우가 많지 않아, 후속작이 나오더라도 원작의 몇백년 전, 몇백년 후를 다루는 경우가 많았다. 세계관은 이어가더라도, 캐릭터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콘솔 시장에 도전한 P의 거짓과 스텔라 블레이드는 싱글 게임으로 개발된 만큼, 주인공의 서사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이다. 주인공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형태로 스토리가 전개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주인공의 또 다른 이야기가 보고 싶어질 수 밖에 없다. 이것이 프리퀄, 시퀄로 이어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아직 개발 단계인 만큼, P의 거짓 서곡과 스텔라 블레이드 시퀄이 어떤 스토리로 전개될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까지 공개된 단편적인 정보로 추측해보면, P의 거짓 서곡은 원작의 배경이 되는 크라트시가 어떻게 지옥으로 변하게 됐는지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며, 스텔라 블레이드는 완전한 존재로 거듭나 인류의 구심점이 된 이브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얘기를 다룰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무리 원작이 인기가 많았다고 하더라도, 프리퀄, 시퀄이 성공을 거두는 것은 별개의 일이긴 하지만, 그동안 스토리텔링이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던 국산 게임들이, 원작의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해지도록 만들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기념비적인 일이다. 이들의 도전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한국 게임들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수 있을지 결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