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덱’을 성공시키며 UMPC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밸브가 ‘스팀덱’에 적용된 스팀 OS를 무료로 공개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드디어 스팀 OS가 적용된 첫 외부 회사 기기인 ‘리전 고 S 스팀OS’ 버전이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5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레노버의 ‘리전 고 S’는 스팀OS 버전과 윈도우 버전 2가지로 발매되며, 최근 해외 IT 매체들을 통해 공개된 벤치마크 결과에 따르면, 스팀 OS 버전이 성능과 배터리 효율 면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눅스 기반으로 설계된 스팀OS가 불필요한 백그라운드 프로세스를 최소화하고, 전력 소모량을 줄여주는 등 윈도우 대비 게임 구동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스팀OS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고 있는 슬립 모드 역시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중단했다가 바로 이어서 플레이할 수 있고, 배터리 효율도 올려줄 수 있어, 리전 고 S의 성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스팀덱으로 UMPC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밸브가 자사의 스팀덱 외에, 리전 고 같은 외부 기기에도 스팀OS를 탑재하게 되면서, 닌텐도가 장악하고 있는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OS를 다른 회사에 개방하면서 애플을 위협하는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한 것처럼, 스팀OS로 UMPC 시장 전체를 장악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스팀덱의 경우 지난 2023년 11월에 OLED 버전이 출시된 이후 새로운 버전이 나오지 않고 있어, 성능면에서 아쉬움을 느끼는 이들이 리전고 등 다른 회사의 UMPC를 구입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렇게 다른 기기에서도 스팀OS를 지원하게 되면, 굳이 스팀덱 판매량에 연연할 필요없이 모든 UMPC 이용자들이 모두 밸브의 고객이 되는 상황이 연출된다. 밸브는 과거 스팀머신을 통해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가 처절한 실패를 맛봤던 쓰라린 기억이 있지만, 이제 스팀OS를 통해 UMPC 시장을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UMPC 이용자들은 PC에서 구입한 게임을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플레이하기 위해 UMPC를 구입하는 만큼, 대부분의 PC 게임이 유통되는 스팀OS의 지원은, 다른 UMPC 회사 입장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MS 역시 같은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MS는 XBOX 시리즈 X/S가 PS5에 밀리고 있다보니, 모든 역량을 게임패스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포르자호라이즌 시리즈 등 대표 게임들을 PC는 물론, 경쟁사인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으로도 선보이고 있으며, TV에 바로 게임패스를 적용시키는 등 XBOX 하드웨어가 없더라도, 어디서든 게임패스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아직은 루머 단계이긴 하나, 게임패스 생태계 확장을 위한 휴대용 XBOX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독점 하드웨어 생태계와 오픈 OS 생태계의 경쟁은 이미 애플과 구글의 대결을 통해 어떤 식으로 흘러가게 되는지를 경험해봤다. 독점 정책을 펼치고 있는 소니와 닌텐도, 그리고 오픈 플랫폼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밸브와 MS의 대결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